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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해결책

by 당신들의 학교

앞선 글에서는 '왜 교사들은 교사라면 무조건 감싸고 거짓말인 걸 뻔히 알면서도 거짓말을 당당하게 하는지' 이유를 알아보았다.


동질감이 강한 조직으로 내집단 편향(In-group bias)이 강하다

교사의 성향이 순종적인 경우가 많아 조직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약할 것이고, 이는 침묵의 나선효과(Spiral if silience)를 일으켰을 것이다.

조직의 힘이 강하고 반대 세력이 몹시 약하므로 뻔뻔한 거짓말 전략(brazen lying)으로 나온다. 이는 폐쇄적인 조직이기 때문에 더욱 가능하다.

조직의 유지와 번영이 최대의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집단적 자기기만(collective self-deception)으로 거짓 정보를 서로 유통하며 강화했을 수 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해 보기 전에, 왜 이것을 해결해야 하는지부터 생각해 보자.





1. 교사들의 내집단 편향은 학생을 밀어낸다.


전교조의 bi는 '참교육'이라는 말로 유명하다.



요즘이야 속 시원하게 나쁜 놈들 뒤통수를 까는 것을 '참교육한다'고 하지만, 전교조 초창기의 '참교육'은 눈이 부실지경으로 멋있었다.



학생을 위한 진짜 교육



하지만 오늘날 전교조를 비롯한 교사단체들은 현장체험학습을 거부한다.


교과서에 나오고 시험칠 때 필요한 것만이 교육이 아님을 천명했던 찬란한 이상은 어느덧 필요한 책임을 지지 않겠노라 선언하는 것으로 '추락'했다.


학생의 고민은 상담사에게, 학생끼리의 갈등으로 나타나는 학교폭력은 경찰에게, 업무에 필요하거나 누군가는 해야 하는 여러 업무는 '본질적인 업무가 아니'라며 공무직이건 누구건 간에 어쨌거나 교사가 아닌 사람에게 외주를 주었으면 하는 게 현재 교사들이다.




교사들의 안위와 편의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되어버리면
학생들은 내쳐질 수밖에.




2. 교사들의 거짓말은 공교육의 가치를 무너뜨린다.


만약 대다수의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교원의 41조 연수는 규정상 휴가로 사용해선 안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휴가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연수를 수료한 증빙이나 결과 보고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의견은 갈릴 수 있겠다. 규정을 조금 어기는 정도지만 수고하시는 선생님이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럼 이건 어떤가?



실질적으로 방학중 근로를 하지 않고
급여를 받는 상황인데,
이 부조리를 덮기 위해

"교사는 연봉제에 해당하며,
학기 중 일한 급여를 12개월로 나누어 받는다"

는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



교사들의 거짓말을 많은 사람들이 알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특활비를 유용하고 숨긴 검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생각해 보자. '검찰폐지론'까지 나오는 것이 현실인데, '교사폐지론'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가?


검찰폐지론은 그저 주장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는 검찰이 '조금 정화'되는 것이 현실적인 바람일 것이다.


그런데 교사는 좀 다르다.


부도덕한 집단이라는 인식은 실제 '교사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윤리적이지 않은 교사'라는 것은 오랜 유교 사회에서도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은 것으로, 자신의 자녀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교사들이 '보통 도덕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 한순간에 '손절'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성추행 교사의 복직소식에 '등교 거부'를 택하는 학부모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오랜 역사적인 학습과 관행 덕분에 교사들은 '착하고 바르고 올곧고 양심적이고 도덕적이다'라는 선입견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것이 깨지는 순간, 공교육은 끝이다.


공교육이 회복 불능으로 망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사교육이나 교육 정책 때문이 아닐 것이다. 교사들의 거짓말. 그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제 해결책을 생각해 보자






1. 내집단 편향을 완화하는 세 가지 방법


● 외부평가 도입


현재의 교원평가는 내부자료로 사용되며, 평가 결과에 대한 피드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평가를 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학생 지도사례나 행정 능력, 학생들의 성취도, 연구 성과 보고, 연구 인용 회수, 상담 만족도, 수업 평가, 불만 접수 등 직업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굵직하고 중요한 평가가 실제로 '전혀 없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내부적인
시시콜콜한 것이
세상에서 사장 중요한 것이 된다




교장에 대한 의전, 사적인 동료와의 관계, 직장에서의 티타임, 휴게시간, 점심메뉴, 간식, 일을 하지 않고 있는 편안한 시간, 수업을 마치자마자 조퇴할 수 있도록 업무가 없는 상태


뭐 이런 것들 말이다.


내부와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은 내집단 편향을 강화할 것이다. 하지만 외부평가가 실시되고 피드백이 된다면?


학생평가가 성과급과 승진점수에 연동되고

학생의 성취도가 교사별로 누적되고

상담 횟수가 공개되고

연구 성과의 보고와 인용 횟수가 누적 공개되고

학생 지도사례를 보고하여 우수사례를 포상하고 잘못된 부분은 재교육하며

공문 생산 건수와 자료보고 건수를 관리하여 다음 해 업무분장에 참고하도록 한다면


일 하지 않고 나태한 교사는 '교사집단의 적'이 될 것이다.

범죄를 저지르거나 파렴치한 행동을 한 교사는 퇴출당할 것이다.


외부의 누군가가 보고 있다면
내부의 사람들도 그 시각을 공유하니까




● 교사자격제 도입 등 다양성 확보


내집단 편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집단은 '동일성'이 강한 것이 큰 원인이다.


비슷한 과정, 비슷한 교육 수준, 비슷한 업무와 비슷한 고민, 고충, 불만을 가진 50만 명의 교사들이 내집단 편향을 띄는 건 어찌 보면 단연하다.


교사자격제를 도입하여 교사의 다양성을 확보하자.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사람들이 교사사회에 들어가야 교사들이 사회의 '평균적인 기준'을 알게 된다.


교사의 업무범위를 넓히고, 순회식 근무를 원칙으로 하자.


저학년 담임, 고학년 담임, 행정업무, 상담업무, 학폭담당, 안전담당 등 업무를 구획화 하면, '업무의 동질성'이 약해진다.


해당업무에 협조하지 않는 교사는 역시나 '적'으로 간주될 것이고, 무능을 이유로 남에게 업무를 넘기는 교사 또한 퇴출될 것이다.




● 공교육의 목적 강조


교사를 비롯한 공교육은 '학생을 훌륭하게 키워내는 것'에 목적이 있다는 대원칙을 세워야 한다.


학습이나 지도에 효과를 설명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종류의 교사 요구는 묵살해야 한다. (노동법상 보장된 임금협상 등은 제외)


현장학습을 거부하고 학부모 상담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교사의 재충전이니 행복이니 미사여구를 갖다 붙여도, 방학중 41조 연수를 이용해 휴가처럼 사용하는 것이 학생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가? 기분이 좋아져서 학생을 괴롭히지 않으려나?




2. 뻔뻔한 거짓말을 막아내는 두 가지 방법


● 아는 사람의 수를 늘리면 된다.


가장 어이없는 것은, 그 많은 교사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댓글을 쓰고, sns를 하는데도



교사가 연봉제라는 말을
거짓말입니다.

제가 교사라서 잘 압니다.



와 같은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거짓말을 하는 교사들도 문제지만, 그것을 보고도 지적하지 않는 교사들은 또 뭔가.



교사들은 이 부분에
자정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그래서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이 거짓말을 알면 된다.


나는 이것을 위해
지금도 애쓰고 있고



● 언론에서 다뤄주는 등 화제가 되면 된다.


결국 목적은 똑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 거짓말을 알게 되는 것.


나는 국회의원 300명에게, 국내 언론사 10여 곳에 이 거짓말에 대한 제보를 했다. 유튜브도 만들었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도 쓰고 있다.



하지만 화제가 되지 않는다.



언젠가는 이것이 화제가 될 것임을 나는 안다. 왜냐하면 교사들의 행동은 이미 오래전부터 '비정상'의 영역에 들어섰기 때문인데, 어떨 때는 이것을 나만 알고 있는 것 같아 괴롭기도 하다.






이렇게, 실현되기 쉽지 않을 것 같은 해결책을 생각해 보았다.


교사들의 문제가 곧 공교육의 문제이긴 하지만, 공교육에는 이와는 좀 성격이 다른, 시스템적이거나 철학적인 문제도 있다.


다음 시간엔 시스템적인 문제부터 생각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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