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사람

[당근일기] 생명을 기르는 사람들

by 마담 J

당근을 하다보면 여러사람을 만난다. 나는 주로 생필품, 화병, 화분, 식물을 거래하는 편인데 종종 강아지 용품을 거래할 때도 있다. 당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거래를 하면서 식물과 강아지와 관련된 거래를 할 때 유독 따뜻한 사람을 많이 만났다. 해당 거래를 하면서 불쾌했던 적은 한번도 없다. 물건을 파는 경우나, 사는 경우 모두 마찬가지다.


사회학 책읽기 모임에서 요즘 '보통 일베들의 시대'를 읽고 있다. 일베의 역사와 그들의 특성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기술되어있고, 논의거리도 많이 제공한다. 2022년 초판이니 시간이 꽤 흘렀지만, 이끔이가 이 책만큼 일베를 자세하게,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책은 아직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읽으면서 안타까움과 분노, 이해와 욕지기가 교차하고, 내 안의 일베를 찾아보게 되는 책이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일베들이 사람은 물론이고, 모든 생명들, 즉 모든 타자에 대해서 공감하거나, 상호작용하지 못하는 데서 많은 문제들이 나타나는 것 같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생명에 대한 존중과 이해, 배려와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신뢰의 결핍. 어쩌면 우리도 학교에 테라피 견을 데려가고, 학교 안에 작은 텃밭을 가꾸게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가르칠 것은 어쩌면 그저 생명을 사랑하는 일 밖에 없지 않을까? 싶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고.

건강한 식물을 보내면서 어린 자구묘에 젖은 휴지를 감싸서 덤으로 주는 사람들, 보내는 식물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 키우는 방법을 한 바닥 써서 보내는 사람들, 이 식물은 크면 이만저만한 모습일거라는 사람들, 강아지 간식을 어떻게 먹이니 더 잘 먹더라는 사람들. 모두가 생명을 키우고 돌보는 마음으로 거래하는 사람들이었다.


식물을 잘 키우고 자구묘를 잘 내서, 식테크를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식물카페처럼 몇십만원, 몇백만원 짜리 거래는 없다. 귀엽게도 1천원~7,8천원 사이가 대부분이고, 1만원~3,4만원 사이가 좀 높은 가격대로 크기도 있고, 수형도 예쁜 아이들이다. 그 다음이 5만원 이상의 대품이면서 희귀종들이다. 물론 가끔 20만원 대도 있다. 어쨌든 그 목록을 보다가 보면 작은 아이를 입양해서 나도 건강하게 잘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려식물이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건 확실하다. (물론 학대범들도 있으니 잘 살펴야 하겠지만) 식물도 강아지도 결혼하고 나서 사고처럼 두 존재를 만나고 키우게 되었고, 왜 사람들이 식물과 강아지에게 밤낮으로 말을 거는지 알게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반려식물과 반려동물을 키우면 좋겠다. 그럼 훨씬 따뜻한 이웃이 서로에게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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