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심장이 뛰어요

[사랑이와 그이와 나] 너가 살아있다는 것

by 마담 J

사랑이를 처음 데려올 때, 엄마와 아빠를 위해서 데려올 것이라서 많은 것들을 고려했다. 털이 많이 안 빠져야 하고, 사람한테 붙어있는 걸 좋아하는 종으로 데려오려다 보니 푸들을 선택하게 되었고, 노인들이 돌봐야하니 크지 않은 강아지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푸들은 네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작은 아이들을 토이 푸들이라고 불렀다. 이름부터가 장난감 푸들이라니 뭔가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았지만 그래도 나도 워낙 동물포비아가 있었기 때문에 토이 푸들을 데려오기로 했다. 토이 푸들은 주로 3키로정도까지만 크기 때문에 말티즈 정도 되는 것 같고, 치와와보다는 좀 큰 듯하다. 요즘은 말티푸를 많이 키운다고 하는데 다 고만고만하다.


데려올 때 가장 고민했고, 데리고 와서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유기견 입양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이만 강아지를 키워봤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는데, 그이가 처음키워보는 것이니 입양보다는 사는 것을 고려해보자고 했다. 조카가 15년 같이 살면서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했는데 내가 너무 무서워해서 못 키우게 했기에, 이번에 조카가 함께가서 데려올 아이를 골랐다. 그 와중에 먹심이 좋고 배가 통통한 아이, 건강한 아이를 골랐다고 나중에 말해줬다. 매장도 두 군데 들렀는데 한 곳은 갈색 푸들을 권하면서 눈꼽도 정리 안해줘도 된다고 하는 말에 조카가 질겁을 했다. 그 곳은 아이들을 잘 먹이는 곳도 아닌 것 같다면서 처음 들렀던 곳에서 한눈에 반한 사랑이를 데려오면 숙제도 열심히 할 것 같다고 해 믿고 데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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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기견 보호소를 가장한 펫숍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랑이를 볼 때마다 생각한다. 사랑이의 부모는 어떤 아이들이었을까. 사랑이만큼 분명 사랑스러웠을 텐데, 그렇게 고통 받으면서 사랑이를 낳았을까. 토이푸들이지만 절대 장난감이 아닌데, 그렇게 잔인하게 생명을 다루고 있다니 마음이 안 좋다. 사실 사랑이를 키우기 전까지는 그런 이슈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사랑이를 키우면서 그런 연대의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친구 말이 고양이 집사들도 처음엔 품종고양이를 사고 키워보니 심장이 뛰는 생명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유기묘의 임보를 하고, 유기묘를 한 마리, 두 마리씩 키우게 된다고 했다. 강아지도 그런 것 같아. 둘째를 데려온다면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데려와 키우고 싶다. 하지만 그이와 다른 식구들 생각에는 사랑이가 질투가 많아서 (사람 사이도 질투를 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껴안고 있는 것도 자기를 빼놓으면 꼭 왕왕 꽝꽝 짖기 때문에) 둘째를 데려오는 걸 반대하는 입장이다.


내 상태가 안정되고 정기적인 스케줄이 안정되면 유기견 봉사를 하고 싶고, 거기서 인연을 만나 사랑이 동생도 만들어주고 싶다. 사실 사랑이는 약간 고양이과여서 (불러도 안 오고, 사람한테 누워있는 거도 좋아하지만 혼자 누워있는 것도 좋아하고, 사람 어깨도 올라타고) 고양이랑도 잘 살 거 같은데 100% 냥이들이 덩치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냥냥펀치에 뚜까 맞을 것 같아서 포기 단계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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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다 커서 이렇게 동글동글한 귀여움은 조금 사라졌지만 간식을 향한 저 눈빛은 여전하다. 사랑이에게 귀를 기울이면 심장 뛰는 소리, 소화되는 소리가 들리고, 누워있으면 숨 쉴 때마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배도 볼 수 있다. 사랑이가 살아있다는 사실, 아이가 장난감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이라는 사실에 늘 감사하게 된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같이 살아주면 좋겠다. 보통은 작은 견종들이 좀 더 오래사는데,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해주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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