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의 기쁨을 알려준 시간
아 역시 나는 이런 글을 어려워
2월의 나는 어떠했더라라고 떠올려보니 벌써 기억이 소실됐나 생각나는 게 잘 없네.. 떠오르는 거라곤 1주와 4주 차 때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점? 정도. 그래도 시간을 되돌려 하나씩 떠올려 봐야지. 1월의 나를 돌아본 뒤에 내가 정한 목표를 어떻게 하면 이뤄 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봤다. 제일 처음에 생각했던 건 목표를 여러 가지 잡으면 안 된다는 것. 의욕이 넘치는 연초니까 하고 싶은 게 많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5kg 감량, 부수입 100만 원, 새벽 4시 30분 기상! 이렇게 정해버리면 하루 이틀하고 '오늘은 못하겠다.' , '열심히 했는데 목표 도달까지 너무 멀었잖아!'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만다.
그리고 두 번째, 목표 한 가지를 여러 갈래로 잘게 쪼개어 스몰 스텝을 밟아가야 한다는 것. 아주 작게 쪼개어 두면 하루하루가 부담되지 않고 작은 성공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목 통증 조절을 위해 폼 롤링 1시간, 중둔근 사용하여 걷기 1시간, 구르기 200회라고 설정했다면 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멀어졌겠지만 처음부터 구르기만 하기와 snpe 2회 원데이 클래스 출석이라는 목표를 잡아두면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게 쉬운 건 아니었다. 고작 구르기를 하는데도 이런저런 핑계를 댈 수 있었고, 아예 깜빡하는 일도 있었다. 그럴 땐 습관 장치를 만들어야 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구르기를 하고 싶어!라고 생각했다면 자기 전, 방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보이는 곳에 요가매트를 깔아 두고 잠들었다.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와 분홍색 매트를 보게 되면 '귀찮아..'라고 말하면서도 그 위에 누워 뒷구르기를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새벽에 일어나지 못하면 매트를 깔고 자더라도 일어나 다른 급한 일을 하며 '이따가 해야지'라고 미루고 만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시 새벽에 일어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했지만 그 부분에서는 실패했다. 2월엔 베이징 올림픽이 있었고 가정보육에 지친 나는 스포츠를 보며 지친 마음을 어루만졌다. 아이를 재운 후 거실에 앉아 이슬톡톡 과 함께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본 뒤 흥분된 마음으로 잠드는 게 쉽지 않았다. 잠이 안 오니 유튜브나 좀 보다 잘까 하며 선수들의 티엠아이를 보다가 새벽 늦게 잠들었다. 그러니 새벽 기상은 번번이 실패였고 하루 일정도 꼬이고 집은 더럽고 나는 피곤해졌다. 올림픽이 끝나고도 집 나간 루틴을 찾아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나고 본 2월 목표 달성률은 50% 정도였다. 제대로 목표 설정을 하고 처음 받은 성적 50%. 이 정도면 중간 정도는 했다고 생각하지만 이걸로 남들에게 으스대기엔 뭔가 부족했다. 사소한 일이라도 나에게 있어 으스댐이란 건 꽤나 커다란 즐거움인데 많은 시간 집중한 것치곤 큰 성과를 보지 못했으니 마음이 들끓기도 했다. 그래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목표 설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 플래너 기록까지 이 모든 걸 어려워했던 내가 그 30년간 어려웠던 일을 50% 정도는 해냈다는 게 된다. 한 달을 살아가면서 '시간은 흘러가는 거야~'에서 '시간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거야.'라는 마인드로 바뀌기도 했다. 지금까지 플래너를 모르고 살아온 시간이 아까웠고 달성하지 못한 목표에 대해서 다음엔 어떻게 수정을 해볼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게 얼마나 큰 성과인가.
극심한 코로나로 인해 한 달 내리 가정보육을 해야 했지만 그 안에서도 고군분투하며 50%를 성공해낸 내가 참 기특했고 3월의 나는 또 어떤 변화를 만나고 어떤 걸 깨닫게 될지 기대가 된다.
2022년 2월을 나에게 성취의 기쁨을 알려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