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 노동의 매력을 느끼는 중
주말 저녁, 가끔 물류센터 단기 아르바이트를 한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안해본 아르바이트를 해보자로 시작했는데 이것저것 잴 것 없이 일자리를 찾기도 쉽고, 쇼핑몰에서 주문한 물품이 어떤 경로를 거쳐서 나에게 오는지 궁금했다.
어제는 마켓컬리 김포 물류센터로 갔다. 주문한 물건들을 피킹하는 일.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먹거리와 물건들이 있을 줄이야. 나는 너무 작은 세상에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름을 확인하고 안전화로 갈아신은 뒤 사물함 열쇠를 받고 대기실로 갔다. 안전교육 영상을 20분 정도 본 뒤 배치를 받아 어떻게 피킹을 해야하는지 배운다.
피킹은 마치 대형창고형 마트에서 물건을 카트에 담는 것과 같았다. 정해진 목록에 맞추어 담고 또 담고, 5시간 근무였는데 쇼핑을 5시간 한 기분이었다. 무거운 물건도 세탁세제 정도라 힘든건 별로 없었지만 오래 걷다보니 다리가 좀 아픈 정도 할만했다.
물류창고 아르바이트의 좋은 점은 하루만 가서 모르는 사람들과 일한다는 것이다. 궂이 내 사정을 구구절절 말할 필요가 없고, 주어진 시간동안 주어진 업무만 안전하게 잘 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단백하면서 깔끔하다. 궂이 몸을 쓰면서 하는 노동은 다소 피곤하긴 하지만 덕분에 복잡하던 머릿속은 단순해지고, 아무 생각없이 뇌가 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명확하다.
반면 몸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을 수 있는데 직장을 다니며 수익을 더 벌기 위해 하는 사람들이 많고 누구하나 일을 미루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걸 보니 나도 부지런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일을 마무리하고 청소를 깔끔하게 한 뒤 “수고하셨습니다~” 새벽 1시, 옥상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가니 저 멀리 한강이 보인다. 미세먼지가 있는데도 한강은 가로등과 함께 반짝이며 예쁘다. 몸을 쓰고나니 기분이 좋다.
다시 시작된 월요일, 이번주도 처리해야할 일들이 많다. 참여하고 있는 글쓰기와 독서 모임 과제도 해야한다. 힘을 내어 시작하자 게으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