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흐리고 때때로 비
산이 산으로 보이는 거리에 물러서면
산 안으로 비극은 초록에 묻혀 뮤트
말라가는 나무의 쩍 갈라지는 소리
배고픈 앞발로 땅을 파헤치는 소리
총성은 때론 사냥을 위한 것은 아니었고
사랑을 토막 낸 이가 덜 깊은 돌을 깨는 소리도
새들이 파닥여 나는 것은 울음이었고
나뭇잎들이 한꺼번에 지는 것은 슬픈 예감이었다
허나 산이 산으로 보이는 거리에 물러서면
산 밖으로 비극은 초록에 묻혀 뮤트
아름다워라 산을 산으로 본다면
공포는 없네 후회도 없겠네
신이 세상을 세상으로 보기 위해 물러앉아
아름다워라 세상을 세상으로 본다면
슬픔은 없네 후회도 없겠네
완벽하여라 세상은 세상으로
나는 나무가 산 밖에 기도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
나무는 오직 제 발 닿은 땅에만 매달리는 것
나는 세상 밖으로 기도하지 않는 평온을 보았다
제 새끼 얼굴을 씻기고 살 닿은 이들에게 친절로 안전을 쌓는 밋밋한 얼굴들
나는 내가 목 가시처럼 걸린다는 당신에게 기대어 산다
가장 싼 기도로 가장 인기 없는 패 같은 은혜를 입으며
내가 안 보일 수 없는 거리로 맞춰 걷는 당신을 믿으며 산다
내가 못 느낀 면도 후의 상처에도
당신은 미소를 쉽게 지운다
아 친절한 나의 신
허나
그리하여
나의 시는 소박하게
내 입 닿은 당신에게도 아름다웁게
그것 만은 나의 싸움
W 상석.
201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