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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Jul 10. 2018

발도 아닌 것을 자꾸 채근하였네

오늘 날씨 흐림

사실 나무라는 말을 즐겨 들으면서도

나 동물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네

시간에게 지고 있었네

움직여야 한다며

내 뿌리를 자꾸 옮겨 심었네

발도 아닌 것을 자꾸 채근하였네

고작 우리가 먹는 밥은

김치 삼겹살 고등어 미역 낙지 갈치 쭈꾸미

반복하다 잊어 그리워 또 반겨 반복하면서도

나는 나의 삶에 새로운 것이 필요한 듯

시간에게 지고 있었네

엄마 아빠 형 자기

새엄마 새아빠 새형 아니 자기

착각이지

미련아

녀석아 몇 년을 방안 콕 박혀 있는 거냐며

너희들이 아니라 내가 나를 다 말렸네

깊은 물을 빨지 못하는 줄기는 하루 이틀 태양에도 마르고 만다

자리를 잡으면 필요한 것은 그곳에 다 있대두

사실 나무라는 말을 즐겨 들으면서도

나 동물의 마음을 다 버리지 못 하였네

자라 하시면

잠들 수 있길

포기의 억하심정 아니라

인정이라고

나의 가여운 하루를 기꺼이 반겨 먹어 주는 일이라며

엄마 아빠 형 언제나 자기 자기

6일만에 내가 완벽하다며 하루종일 잤다던

그 끔찍한 만족을 내가 어찌 이겨먹으리


W, P 레오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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