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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Sep 07. 2021

[시] 노인과 아카시아

노인과 아카시아


노년의 걸음이 두 줄로 곧다

맞잡은 두 손은

언덕배기 겹 이은 밧줄만큼이나

단단하다


언덕엔 아카시아가 한창이다

오랜 여인 좋아라, 할 꽃이라 했다

가는 걸음이 천근이라도

오는 걸음은 가벼울 테다


‘이보게, 여보

아카시아꽃 피었구려.’


‘은은한 향이 참 좋아,

당신을 닮은 것도 같소.’


꽃내음 섞인 말씨에

여인은 방긋 웃어 보였다

노인은 여인을 부르기를 때로

꽃이라 하였단다


아름다워라

인생은 두 줄 걸음이니

맞잡을 손 하나 있어

정情어린 꽃내음 나눌 수 있다면


무엇  바랄  있겠는가?






맞잡은 두 손과 맞닿은 두 발

두 줄 걸음 마침내 하나가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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