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아카시아
노년의 걸음이 두 줄로 곧다
맞잡은 두 손은
언덕배기 겹 이은 밧줄만큼이나
단단하다
언덕엔 아카시아가 한창이다
오랜 여인 좋아라, 할 꽃이라 했다
가는 걸음이 천근이라도
오는 걸음은 가벼울 테다
‘이보게, 여보
아카시아꽃 피었구려.’
‘은은한 향이 참 좋아,
당신을 닮은 것도 같소.’
꽃내음 섞인 말씨에
여인은 방긋 웃어 보였다
노인은 여인을 부르기를 때로
꽃이라 하였단다
아름다워라
인생은 두 줄 걸음이니
맞잡을 손 하나 있어
정情어린 꽃내음 나눌 수 있다면
무엇 더 바랄 것 있겠는가?
맞잡은 두 손과 맞닿은 두 발
두 줄 걸음 마침내 하나가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