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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Sep 13. 2021

[시:詩] 매화 꽃피울 적에

 매화 꽃피울 적에


어미는 서울로 간다고 했다

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아이는, 다섯 남짓의 아이는

엄니 따라 서울 간다 했다


어미는 아이를 달래고

멀리 발 한 짝 지주목 삼아

매화 한 그루 심었다


서울 길 나설 제

아이는 흙바닥서 발버둥을 치었다


두발 동동 어미 가는 길

쥐똥 같은 눈물 뚝뚝 흘리었다


해 지나고 지주목 내릴 제

매화는 가지마다 꽃을 피웠다

담 너머 어미 온 날 있다


아이는 펑펑 울었단다

어미도 눈물을 쏟았다


매화 잎 마당서 춤추고

별빛은 처마 끝 나란히 섰다






티브이에선 '전원일기'가 한창입니다.

어머닌 옛 시절 추억이라 좋아하시고

저는 어머니 옆서 앉아 함께 봅니다.

언젠가 돈 벌러 어미 서울로 가는 장면이 있었지요,

아이는 서러워 바닥 뒹굴며 울었다지요,

장면 오래고 남아 시 한 편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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