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8일 목요일
Due to the threat of inclement weather, all district schools and offices will be closed.
엄청난 폭설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도대체 눈이 얼마나 내릴 예정이길래 다 문을 닫지?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눈은 정말 단 몇 시간 만에 무릎까지 쌓였다. 어마어마한 폭설이었다.
쏟아져 내리는 눈에 더해 눈보라까지 매섭게 휘몰아쳐 하얀 세상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침대 매트리스처럼 두툼하게 쌓여가는 새하얀 눈을 보며 가지고 놀 생각에 들떠 있었다.
올해 미국 동부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나의 심리 상태가 반영되서일까.......
이번 겨울은 더 춥고, 더 길게 느껴졌다.
시계를 보니 오전 8시가 넘었다. 지금쯤이면 아이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들을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너무 조용했다.
설마 지금까지 다 자고 있는 건가..... 큰일이네... 애들 깨워야 하는데......
그때 부엌에서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들려왔다. 마스크를 착용한 후 문을 살짝 열고 틈새로 바라보니 아이들이 일어나 우유와 시리얼을 꺼내 아침을 챙겨 먹고 있었다.
아빠는 뭐 해?
아직도 자고 있어.
어제 밤늦게까지 대학원 수업을 들었을 것이다. 일과 공부만도 벅찬 하루인데 아이들 챙기랴, 아내 챙기랴 오죽 피곤했을까. 체력은 이미 바닥났고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을 남편이었다.
엄마도 배고프지? 나는 아이여서 뭘 만들어줄 수는 없고 시리얼이랑 우유 줄게.
아니야, 괜찮아. 엄마는 나중에 먹을게, 고마워.
6살 된 우리 둘째. 사랑스러운 아들. 어느새 저렇게 커서 혼자 아침도 먹고 엄마까지 챙긴다. 기특하다.
11시가 넘어서야 남편이 깨어났다. 알람 설정을 깜박했다고 미안하다며 그때서야 늦은 아침을 챙겨준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마루 소파에서 점심때가 다되도록 저렇게 잘 잘까.
남편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어제보다 기침이 잦아졌다.
나는 바로 온라인으로 남편의 코비드 검사 예약을 했다. 오전에 예약을 하면 당일 오후 늦게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른 오후부터 날리던 눈발이 이내 함박눈이 되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병원 밖 주차장에서 이루어지던 코비드 검사는 그 날 모두 취소되었다. 하는 수없이 검사를 받기 위해 하루를 더 기다려야 했다.
‘띵’
나의 스마트폰 화면에 문자 알림이 떴다.
3일 전에 Drive-thru에서 내가 직접 검사한 코비드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 이미 알고 있는 결과.
어설프게 시늉만 낸 그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해졌다.
링크를 클릭하자 눈에 익은 단어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