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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ie Mar 12. 2021

8. 양성

2021년 2월 19일 금요일

근데 말이야… 만약에 미국에서 우리  둘 다 코로나에 걸리면 어떻게 되는 거야? 애들을 봐주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것도 아니고… 5살 7살 아이들만 두고 부모가 둘 다  방에서 격리할 수는 없잖아.


그러게… 정말 답이 없지…  절대 그런 일 생기지 않게 조심해야지…


어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남편이 검사를 받고 왔다. 

결과는 Positive, 양성이었다.


열이 한 번도 난 적이 없는데요?
요새 코로나 환자 열 없어요.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던 일이 벌어 지고야 말았다. 양성이라는 결과를 들은 남편은 부모가 둘 다 코로나에 걸린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의사한테 물었단다.  의사는 다른 방도가 없으니 완치될 때까지 집에서 마스크를 두세 겹씩 쓰고 지낼 수밖에 없다고, 다들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면 증상이 시작된 날부터 열흘 동안 집에서 자가 격리를 하고, 열흘이 지나면 추후 검사 없이 격리가 해제된다. 집에서 각자 자신의 상태를 직접 모니터하고 호흡 곤란이 올 경우에만 응급실에 가야 한다.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워야 했다. 

이제 막 양성 판정을 받은 남편보다 며칠 후면 공식적으로 자가 격리가 끝나는 내가 아이들을 챙기는 게 나을 거라는 판단 하에 남편과 나는 서로의 포지션을 바꿨다. 즉, 남편이 화장실 딸린 방에서 격리를 하고,  나는 마루에서 지내며 아이들 식사를 챙기고, 아이들은 아이들 방에 머무르게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우리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야 했다. 

아이들을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지키는 것. 


작년 초, 이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을 때,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신종 코로나에 잘 감염되지 않는다고 전해졌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의 타고난 면역체계가 그 이유라고 밝혀졌다. 고로 코로나에 걸린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기저질환이 없는 아이들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증상만을 보이며 가볍게 지나간다고 한다.


기저질환이 없는 한.


첫째 아들은 5세 무렵 소아 천식 판정을 받았다. 

기관지가 좁아져 숨 쉴 때마다 쌕쌕거리는 호흡인 천명. 

일 년에 두세 번씩은 아이의 가슴에서 들려오는 쌕쌕거리는 소리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 


미세먼지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해서인지 미국에 온 뒤로는 단 한 번도 아이의 가슴에서 쌕쌕거림을 들을 수 없었다. 미국에 와서 한 번도 꺼내 본 적 없는 기관지 패치와 네블라이저가 서랍 속에 잘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본다. 그리고 혼잣말을 되뇐다.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 모든 게 다 괜찮을 거야. 






Image by Wokandapix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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