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6일 화요일
아...... 정말 일주일만 혼자 있고 싶어......
얼마 전 캐나다에 사는 친한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 불평을 토로했다.
1년째 이어지는 팬데믹 상황은 이제 우리에게 새로운 일상이 되었다. 익숙해질 만도 됐는데 지금도 뉴 노멀 이전의 일상이 사무치게 그립고, 그리워하는 만큼 나는 점점 지쳐갔다.
답답한 마스크를 쓰는 것도, 밖에서 뭐 하나라도 만졌다 하면 부리나케 손 소독을 하는 것도, 누구라도 가까이 오면 큰일 날 것처럼 6피트 거리 두기를 하는 것도… 지겹다.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가진 자원으로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게 인생 모토이다. 그래서 지난 일 년 동안 이 암울한 상황이 나를 삼키지 못하도록 나름 부단히 노력했다.
싫으나 좋으나 팬데믹이 터졌고, 가족 모두 집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내 공부나 커리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내, 엄마로서 나의 가족을 잘 서포트하는 게 최우선의 과제였기 때문에 일종의 사명감으로 나를 무장했다.
사범대 각 나온다며 온라인으로 대체된 아이들의 학습을 열심으로 도왔고
요리에 소질이 없었지만 요리책과 동영상을 보며 최대한 다양하게 삼시 세끼를 챙겼으며
내가 아프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으로 나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했다.
하지만 초등학생 아이 두 명을 온종일 돌보는 것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에 부치는 일이었다.
정말 잠시라도 나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했다.
나는 화장실이 딸린 방에서 격리된 채 일주일을 혼자 보내게 되었다.
원하던 방식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난 ‘ME Time’을 갖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 갈대 같은 존재임이 틀림없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환경에 따라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린다.
예전처럼 밖을 자유롭게 활보할 수 없다고 뉴 노멀의 삶을 불평한 게 엊그제였는데.......
방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는 신세가 되니 적어도 마루와 방 두 개를 마음대로 활보하던, 마스크와 손소독제로 무장하고서라도 집 앞 공원에서 한가로이 거닐 수 있었던 그 ‘뉴 노멀’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생각을 바꿨다.
나는 현재 증상이 없는 상태이고, 이 방에서 앞으로 혼자 일주일을 보낼 것이다.
아무 일 없이 이대로 상황은 종료될 것이고, 우리 가족은 코로나로부터 안전할 것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며 괴로워하지 말고 이렇게라도 주어진 나의 시간에 온전하게 집중하자.
Image by Free-Photos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