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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마음 하얀 마음 5

주인의식 그 공허함에 대하여

by 함문평

초등학교 시절 국민교육헌장을 외우고 고교시절 교련을 배운 마지막 세대입니다.


박정희 대통령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이 강조하는 주인의식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가 국민윤리 선생에게 슬리퍼로 맞았습니다.


시절은 매 조회시간마다 애국 애족 주인의식을 강조할 때 겁 없이 윤리 시간에 우리나라가 민주공화국이라고 하면서 주인의식을 왜 주입시키냐고 했다가 처음에는 손바닥으로 때리더니 손이 아픈지 슬리퍼로 때리더군요.


세월이 한 참 흘러서 58세에 모 회사에 창고장을 했습니다. 명함은 물류팀장으로 만들어주었으나 퇴직할 때까지 명함은 딱 3장 사용했습니다.


창고에 앵글이 없어서 1000여 개 제품을 찾기 쉽게 정열 하기 어렵다고 했다.


사장은 창고에만 오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고 하더군요.


주인의식이 있으니 창고에 앵글이 필요하다고 건의하지 주인의식 없는 창고장이 그 말을 하겠는가 생각이 들 텐데 2년이 넘도록 앵글을 설치 안 해서 나름 덩치 큰 박스를 하단에 위로 갈수록 작아지는 박스로 진열했습니다.


만 3년 되는 3개월 전에 그만둔다고 후임자 뽑으라고 하니 앵글을 설치하더군요.

후임자도 면접을 뽑아 퇴사를 했습니다.


후임자가 자기 일 못하겠다고 다시 와서 일할 수 없냐고 해서 그럴 일은 없다고 했죠.


얼마 전에 그 회사 근처 명함집에 출력물 부탁한 거 찾으러 갔더니 함 작가님 하던 팀일이 힘들어요 묻기에 주인의식 없으면 쉽고 주인의식 있으면 힘들어요 했더니 비비 꼬지 말고 쉽게 말해보세요 한다.


창고일이 힘든 거 알면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주고 부려먹어야지 요즘이 박정희나 정주영 살던 시대처럼 주인의식 강조하면 반감만 사지 되겠어요 했다.


함 작가님 그만두고 사람 몇 명이나 바뀌었는지 몰라요 했다. 사장님은 명함 여러 번 만들면 좋지 않아요 했다니 그렇긴 하지만 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박정희의 주인정신은 반대하지 말고 유신헌법 잘 지키자이고 정주영과 이 나라 사장이 말하는 주인의식은 연봉은 못 올리더라도 일 더 많이 하라는 소릴 거창하게 주인의식으로 포장한 것이다. 주인의식은 도산 안창호 백범 김구의 주인의식이 진정한 주인의식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는 양반 상놈으로 구분 짓고 오래전 신라시대는 유두품 성골 진골이 있었다.


자본주의가 들어와서 천박하게 변질된 것이 유전무죄 무전유죄이다. 역대로 대통령들을 봐도 가장 깨끗한 척했던 노무현 대통령도 부산상고 선배 삼성맨 이학수를 통해 정치자금을 몰래 받았다. 나중에 박연차 게이트로 논두렁 시계로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어 자살을 했다.


얼마 전 광복절 사면에도 돈 많은 기업 총수들만 사면시키고 돈 없는 모범수는 사면 명단에 구색 맞추기 몇 명만 넣었다.


이 나라가 잘 되려면 정말 돈을 신처럼 받드는 천박한 자본주의에서 홍익인간 정신으로 국민들이 돈 많은 놈이나 돈 없는 분이나 동등하게 인간으로 대접하는 것을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교육과정에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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