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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뎐. 39

왜 놈은 다시 온다

by 함문평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까지 팔지 않은 금 한 덩어리를 장손에게 주셨다.

요즘은 재테크로 금을 사는 열풍으로 금 한 돈에 50만 원이 넘지만 그 시절은 금 한 돈 3만 원 시절이었다.

그 금은 할아버지가 만주서 아편장사하느라 일본놈 순사, 중국인 전주와 지역유지에게 약간의 뇌물을 쓰고 김구 선생과 김일성에게 군자금을 가명으로 보냈다.

그러고도 때려잡자 공산당 이름으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까지 무서워 일제 발설 못하고, 사시다 돌아가셨다. 1945년 도둑처럼 광복이 왔다. 수중에 있던 아편을 중국인 아편상에게 매입금만 받고 넘기고, 그 돈으로 금을 샀다.

요즘은 골드바에 품질보증서가 붙어있지 그 시절은 할아버지가 순금인가 불순물 섞인 것인가 감별을 위해 벤지를 들고, 금 파는 이에게 벤찌로 배를 가른다고 하면 사색이 되어 안 판다고 도망간 자는 가짜금이고 그러라고 한 사람은 순금이었다.

순금을 자루에 넣고, 위는 감자를 담아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도적을 만나면 위에서 감자를 몇 개 주고, 이 사람아 나도 횡성까지 가면서 먹고살아야지 하셨다.

고향에 당도해, 소를 한 번에 많이 사면 의심받아 횡성 우시장에서 장날 꼭 3마리씩 샀다. 처음 3마리는 할아버지가 키우고, 다음부터는 위탁 생육을 하고 암소는 키운 사람에게 새끼 송아지를 주고 어미소 팔고, 새끼보다 조금 큰 중송아지를 샀다.

황소를 길러준 사람은 황소를 팔아 횡성우시장에 가서 팔고, 키워준 사람에게 새끼 송아지 고르라고 해서 사주고, 남은 돈으로 한 마리 샀다. 그러니 할아버지 소는 99마리를 유지했다.

손자가 근무하는 전방에서 하루 주무시면서 해주신 말씀이 일본 놈과 일본 놈을 추종하는 친일파 후손을 조심하라고 하셨다. 법비들과 군대 참모총장 한 한 놈들은 팔 할이 친일파 후손이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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