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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계절. 5

명의

by 함문평

요즘 정부가 의대 정원을 이천 명 늘리는 것으로 의사들이 집단 파업으로 난리입니다.


북에서 탈출한 오청성을 몸에 수없이 박힌 탄환을 제거하고 살려내 명의라고 감탄했다.


이국종 대령이 아무리 명의면 뭐 하냐고요? 함 작가에게 전혀 도움 안 되는 명의인데.


지금으로부터 8년 전에 대퇴부골절을 당했습니다.


요즘도 건설현장에 신재사고가 발생하고 최근에 리튬 2차 전지회사 화재로 23명이나 사망해서 가슴이 아파요.


해체공 7명 오라는 곳에 젊은이 3명이 전날 과음으로 4명만 갔다. 팀장에게 7명 일감 4명이 못한다 경시테프로 구역 나누고 2일에 한다고 현장소장에게 보고하라고 했다.


해체팀장은 함 씨형~ 우린 일당백이야 그냥 하고 3명 일당 다 받아서 형들 일당 더 주거나 회식시켜 줄게 했다.


결국 4명이 7명이 할 분량 일을 하다가 다쳤다. 현장서 가장 가까운 수술실 있는 병원이 시화병원이라 시화 119가 나를 그리 보냈다.


하얀 가운에 이름표가 김청야인 의사가 손가락 세 개를 보이면서 몇 개냐고 물었다.


3이라 대답하니 전신마취 들어가니 스물을 세라고 했다. 아홉을 세고 기억이 없다.


깨어나니 수술 마친 중환자실이었다. 거기서 일반병동으로 이동 시흥시거리 병연서 16개월을 보냈다.


퇴원해 목발 지퍼가며 통원치료 중에 길거리서 만난 서울 성남중 25회 동기가 모임에 나오라고 했다.


당산역 근처 감자탕집에서 모임을 했는데 옆자리 친구가 푸른 한의원 원장이 동기인데 가봤냐? 해서 뼈뿌러진 놈이 한의원엘 왜 가? 했더니 아니야, 교통사고, 산재환자도 많이 오는 곳이니 가봐 하면서 냅킨에 난곡우체국 사거리서 한의원 약도를 그려주었다.


원장은 야~ 함문평 언제 오나 했는데, 이제 왔구나? 하면서 네 얼굴에 화가 너무 많아 침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화라는 책을 주면서 다 읽으면 오라고 했다. 다음 주 책을 읽고 침을 맞았다. 목발 던져버리고 혼자 걷고 혼자 밥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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