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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심해의 취미생활 Sep 01. 2021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전세계에

경제학자의 세계 경제 전망 - <인구 대역전>, 찰스 굿하트

# 잘나가는 시기는 끝났다


모두가 '인플레이션'을 이야기한다.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돈을 많이 풀었다. 아래는 미국 통화 공급량이다. 20년에 확 뛴다. 제품 생산량이 일정한데 돈이 많이 풀리면, 가격은 오른다. 인플레이션이다.


미국 M2 통화 공급량


경제학자인 '찰스 굿하트'는 다른 시각을 토대로 인플레이션을 전망한다. 그는 인정받는 경제학자다. 나는 그의 이론 '굿하트의 법칙'을 경제학 교과서에서 봤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인플레이션은 온다. 돈을 많이 풀어서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일할 사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일할 사람이 없다면 제품 생산은 감소한다.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해지는 시기가 온다."



흥미롭다. 이건 기존 경제 담론과 반대 시각이다. 그간 주류 해석은 '과잉 생산, 과소 수요'였다. 제품 생산은 증가하는데, 사줄 사람이 없는게 고민이었다. 아래는 2014년 조선일보 기사다. 이게 주류 시각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난 흥미를 느꼈고, 책을 구매했고, 읽었다.


저자는 왜 이런 주장을 하는가?  




# 그간의 세계와 미래


* 박스 안은 인용구


지난 30년간, 전세계적으로 일할 사람이 넘쳐났다.


중국과 동유럽의 세계 무역 체제로의 재통합이라는 두 가지 요인에 베이비 붐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과 부양인구비 개선, 여성 고용 증가는 사상 최대의 긍정적인 노동 공급 충격을 주었다.

세계 경제의 유효 노동 공급은 1991년부터 2018년까지 27년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저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중국과 동유럽을 중심으로 노동공급이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청년 인구가 증가했고, 여성의 경제참여도 늘었다. 아래 그림은 전세계 '생산가능인구 증가'추이다. 빠르게 증가하고, 빠르게 감소한다.


생산가능인구 증가 추이 - UN 인구통계


1990년대초, 소련이 망했다. 중국과 동유럽 국가들이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에 편입됐다. 이 나라에, 젊은 애들, 즉 ,일할 사람이 많았다. 다른 나라들은 여기다가 공장짓고, 제품을 만들었다. 일할 사람이 넘쳐난다, 임금을 적게줘도 된다. 싼 가격에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젊은 애들은 일을 많이 하고, 저축을 많이 한다. 한 사람의 생애를 구분해보면, 청소년-영유아기때 돈 쓰고, 젊을 때 돈 모으고, 늙어서 돈 쓰게 된다.


세계적으로 시각을 넓혀보자. 지난 30년간, 전세계에는 '젊은 애들'이 많았다. 많이 일하고, 덜 쓰는 인구 집단이 많았다는 거다. 그러니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었다.


근데 추세가 변했다.


세계 경제가 직면한 위험은 바로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해 온 나라들이 인구변동 측면에서 최대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설령 세계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인구가 상당히 늘어날 수 있을지라도, 지난 35년간 세계 경제의 성장을 이끈 나라들은 인구변동의 역풍을 견뎌야 한다.


먼저, 중국 등 신흥국의 노동공급 증가가 어렵다. 중국은 이제 심각한 저출산 국가다. 잘 먹고 잘 살게 될수록, 출생율은 하락한다. 그런데, 중국은 너무 빠르다. 세계 최대 '인구 공장'인 중국은 멈췄다. 아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다. 아까 위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 이건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 생산가능인구 추이


전세계적으로 일할 사람은 감소하는데, 돈 쓰는 사람은 늘어난다. 고령화 때문이다. 노인들은 그간 자신이 모아둔 돈, 정부가 모아둔 예산을 소비한다. 노인 집단이 전세계적으로 늘어난다.


아래는 각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다. 2040년이 되면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 인구 중 20% 이상이 노인이 된다. 일본은 10명 중 3명 이상이다. 아, 일할 사람이 없다, 없어.


주요국 65세 이상 인구 추이


근데 이뿐만이 아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 젊은 애들도 일을 못한다.


고령화로 인해 점점 더 많은 노동이 노인 간병에 투입되어야 하는데, 이 시점이 마침 노동력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때라는 사실이다.

노인을 돌보는 노동력의 일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종류가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한 종류이다.

또한 돌봄 서비스는 자동화로 대체되기 어렵다. 따라서 미래 생산이 증가하려면 나머지 노동력이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돌봄 노동' 때문이다. 치매와 같은 노령 질환은 만성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돌봄'은 한창 일할 나이의 청년이 수행하게 된다. 본인 부모님이 치매인데, 누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인구가 늙어가고, 병에 걸린다. 마음아픈 현실이다.





# 성장이 당연하지 않은 세계


그럴싸하다. AI, 자동화,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사람이 없다면, 여전히 제품 생산에는 차질이 생긴다. 20년, 30년 후에 모든 공장 부문에서 사람이 필요없어지게 될까? 그건 아닐거다.


미래에도 제품, 서비스 생산에 사람이 필요하다면, 사람이 부족하게되는 건 문제가 된다. 이러면 공급이 달려서 물가가 오르게 된다. 경제학에서는 나쁜 상황이라고 해석한다. 지금은 '저성장'이 뉴노멀인데, 앞으로는 '역성장'이 뉴노멀이 될수도 있다.


흥미로운 주장이다. 저자는 '전세계적인 시각', '장기적인 시계'를 토대로, 미래를 전망한다. 저자는 자신의 전망이 기존 주류의 그것과 다른 점을 알고 있다. 저자는 본인이 '글로벌하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세계를 보기 때문에, 다른 결론을 내린다고 말한다.


옳든 그르든, 새로운 시각을 접하는 건 재밌는 일이다.


저자는 이러한 충격의 대응방안, 미래의 경제적 불평등 양상, 정치경제적 환경에 대하여 전망한다. 이 글에서는 안 썼다. 경제, 사회, 정치, 투자, 산업에 관심있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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