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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Nov 03. 2023

주윤발의 동화

뒤늦은 방구석 영화제

얼마 전 가을과 함께 찾아왔던 '부산국제영화제'. 이 영화제가 시작되기 대략 한 달 전 비행기 티켓을 끊고 가느냐 마느냐 나를 일주일 동안 큰 고민에 빠지게 했던 행복했지만 고통스러웠던(?) 고민이었다. 어차피 10월에는 내가 일본에 있어 가지도 못하지만....(흐어어어엌ㅠㅠ) 그래도 나름 시도는 해보려고 했었다. 


방구석 1열에서 흐뭇하게 덕질하는 나를 움직이게 한 이번 부국제에는 어마어마한 사람이 왔으니 바로 우리나라 아저씨들의 살아있는 갬성이자 남몰래 닮고 싶은 남자 1위 '주윤발'이 한국에 왔다는 것이다. 수 세기 만에 볼 수 있다는 운석 돌덩이들 따위에도 관심 없던 나를 거의 20년 만에 내한한 주윤발 아저씨가 내 손가락을 움직여 항공권 티켓을 찾아보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못 갔다....


이번 가을은 더 추..ㅂ..ㄷ..ㅏ..


결국 방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로 부국제 개막식을 보게 되었다. 영상 속 개미 같은 인파들을 보니까 차라리 안 가길 잘했나 싶었지만 그래도 아쉽다!!! 작년부터 부국제에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양조위부터 주윤발 그리고 유덕화( 비록 영상으로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까지 홍콩 영화의 주역들이 슬슬 다시 내한하기 시작했다. 장국영도 살아있었으면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까. 아무튼 처음으로 개막식 생중계를 보면서 언제 나오냐고를 수 백번 외치며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고 대기 타고 있었다. 지쳐갈 때쯤 으리으리한 차 문을 열고 등장한 주윤발. 주윤발 아저씨마저도 세월의 시간을 비껴 나 갈 수는 없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따거'의 아우라와 여유로운 태도는 여전하셨다. 큰 키에 당당한 걸음걸이 영웅본색 속 송자호의 소식을 듣고 허탈한 채 코트자락을 휘날리며 걸어오는 장면이 오버랩되었다.


노상흡연 해도 걍 용서해 줄 비주얼;;;  우리 기숙사 앞에도 저런 철도길 있는데 나도 똑같...


이전부터 이맘때쯤 주윤발 영화 특집을 하고 싶었는데 운이 너무나도 좋게 주윤발 아저씨가 딱 10월에 부국제에도 방문하셨고 이번에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니 이 틈을 타 주윤발 영화 특집을 할 수 있어서 땡잡았다고 생각했다. (얏호 ><) 원래는 10월 가을이 오는 시기에 맞춰서 업데이트하고 싶었지만 개강 일과 겹쳐서 못하게 되었다. 이제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으니 중간고사 기념으로 주윤발 특집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중간고사 셤공부 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 이제 가을 다 갔는데 뭔 가을 특집이겠냐마는 아직 저는 덥고 제가 있는 곳 기준 낮 기온이 23도가 넘으니 가을 특집으로 할 겁니다. 



그럼 우리나라 아저씨들의 영원한 아이돌 주윤발 가을특집 제 맘대로 고른 영화제 시작하겠읍니다.




믿어, 내가 바로 신이거든. 신도 인간이야.

자신의 운명을 맘대로 할 수 있는 자가 바로 신이지.


                                                    -영화 '英雄本色'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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