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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 May 05. 2023

[맛동산투어] 동그랑땡이라 부르는 고추장 돼지 불고기

오래된 고깃집에서 동그랑땡에 한 잔.




에드워드 호퍼 전시를 보러 가기로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에드워드 호퍼


올 초에 에드워드 호퍼 전시가 한다고 했을 때 두근거렸다.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서울에서 볼 수 있으려나?!

라고 기대는 했지만… 아쉽게도 본 작품이 있는 

시카고 미술관과의 협업이 아니라서 그런가... 해당 작품을 볼 수는 없었다.

(네… 나중에 시카고 가서 보겠습니다…)


아무튼 서울 시립 미술관은 덕수궁 근처에 있는데, 그렇다면 전시를 보고 무얼 먹을까?!

전시를 보고 나오니 시계는 오후 4시 30분을 가리켰다.

애매했다. 저녁도 아니고 점심도 아니네… 그럼 무엇인가? 


그래서 그 시간에 어울리는 식당으로 향했다

기회가 있으면 가보고 싶었던 ‘남매집’이라는 고깃집이었다.


시청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종로 직장인들의 회식의 성지 중앙에 위치한 곳.


오후 4시 30분이라 그런지 손님들은 대부분 어르신들.

분위기는 뭐 말해 무엇하겠습니다. 

오래되고 단골 많은 느낌이 풍기는 곳.



여기 메뉴는 3가지(?)인데

주력 메뉴인 동그랑땡이라 불리는 고추장 돼지등심구이, 벌집목살, 곰장어.

그리고 사이드 메뉴(?) 껍데기. 


우리는 돼지 등심으로 만든 고추장 돼지 불고기 2인분을 주문했다.

얇게 썬 냉동 고기를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린 것이다. 

불은 숯불로 구워내는데 화력이 엄청 죽은 상태로 오는 거라서 고기가 천천히 구워지는 편이다.

구워지는 데 조금 걸리는 편.

게다가 양이 많지 않은 걸 보아하니… 


“이건 술안주다. 식사가 아냐.”


그래서 술을 시키기로 했다. 

바짝 구운 고기를 한 점 먹는다.


음 어디서 먹어본 맛…


제육이다! 제육의 맛이 난다!

냉동 삼겹살의 맛이 날줄 알았던 나는 조금 당황했다.

왜 제육의 맛이?!


그렇게 안 생겼는데, 제육의 맛이 난다.

사실 먹고 나서 눈물이 흘릴 정도로 감격스러운 맛은 아니었지만…


투박한 맛이 나름 매력적이었던 곳.

꼭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가끔 술 한 잔 기울이고 싶을 때 

혹은 비 올 때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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