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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Jun 10. 2023

이어지지 않는 시

자작시


이따금 시를 읽다 보면

분명 같은 제목을 품고 태어났지만

문장 하나 연 하나마다

다른 존재가 된 것 같은 그들이 있다


사이좋게 날아가는 하얀 나비

한 쌍의 두 마리 나비는 날아가다가

어느 순간 헤어져 다른 꽃을 향해서

산듯한 날갯짓과 함께 헤어진다


햇빛 아래에서 책을 들면

종이에 그림자가 생겨 정돈되지 않은

나의 머리카락 나의 지저분한 잔머리

그것들이 내 앞의 하얀 종이에 비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시끄러운 소리

즐거운 비명 유쾌하고도 더러운 농담

아이들은 언제까지나 아이일 것 같은데

아이는 커서 어른이 되고 소리를 잃는다


굴러가는 자전거 바퀴는 돌아가고

어지러워 세상이 끊임없이 돌기 시작해서

까맣고 파랗고 빨간 그것들은 돌고 돌아

순환하고 들리지 않는 음악을 듣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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