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나기

by 꿈쟁이

덥다. 많이 많이.

오전 9시가 채 못되었는데 실내온도는 29도를 찍는다.

마지막 소임을 다 하기 위한 매미들의 거센 함성은 여름이 정점에 다 달았음을 알려주는 듯하다.


이런 날엔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 최선이다.

시원한 무언가를 찾아다닌들 별거 없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렸을 땐 매 여름마다 아이의 즐거움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물놀이도 가고, 숲으로 여행도 가고, 밤이 되어도 식지 않는 더위에 삐질삐질 쏟아지는 땀을 연신 닦아내며 달려드는 모기에도 아랑곳 않고 숯불에 고기를 구워야 했다. 날카롭게 내리 꽂는 여름 햇빛은 정말 괴롭다. 그래도 아이가 원하면 소금끼 따가운 갯벌에도 가야 했다. 엄마니까. 내 아이가 즐거워한다면 나도 즐거운 것이니까.

음,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다 컸다. 대학생인 아이는 이제 놀이를 위해 부모를 찾지 않는다. 그래서 서운 하냐고? 아니, 절대로 아니다. 이제야 난 내 시간을 갖는다. 누구를 위한 시간이 아닌 나를 위한 시간.

그동안 밀쳐두었던 나의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내게도 주어졌다.

소낙비가 후두둑 쏟아진다. 좋다. 시원한 물 한 컵 옆에 두고 그림 그려야겠다.

아뿔싸~ 내 고양이가 놀아달라 보챈다. 모른 척할 수 없다. 그림은 잠시 후에…


더위를 이기는 방법.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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