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 작가가 될 거야(2)
두 번째는 첫 번째보다 쉬웠다. 방법을 잘 몰라 버벅대기 일쑤였는데 한 번 해봤다고 좀 수월했다. 이번엔 두 가지를 동시에 작업했다. 고양이를 소재로 한 이모티콘과 연필로 메모하는 듯한 동작을 흉내 내는 이모티콘.
고양이는 당연히 내 고양이 아라가 모델이 되어주었다.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서부터는 핸드폰의 사진첩엔 온통 고양이로 가득하다. 맘에 드는 사진을 골라내어 편집을 시작했다.
따로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서 작업은 쉽게 끝났다.
어쩌다 보니 나는 지금까지도 연필을 사용한다. 일반인들보다는 훨씬 많은 연필을 소비했다. 노련미 넘치는 샤프펜슬도 있고 매끄럽게 잘 써지는 볼펜도 있지만 연필의 서걱거림이 가장 기분 좋다. 물론 아무 연필이나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적당한 굵기, 적당한 무르기, 적당한 진하기, 그리고 손에 쥐었을 때의 편안함 등을 따진다. 연필 욕심도 있는 꽤 편이었는데 언젠가 책상 서랍을 열었을 때 평생 사용해도 다 못 쓸 만큼의 연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사들이기를 중단했다.
여하튼 이런 이유로 난 지금도 연필이 많고 연필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연필을 소재로 이모티콘을 만들어봐야지 하고 한껏 들떴다.
틈틈이 시간을 내어서 작업했다. 조금이라도 짬이 생기면 바로 아이패드를 열고 열심히 그렸다.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정말 신나서 그렸다. 드디어 스물네 개의 이모티콘이 완성되었고 마지막 마무리 작업까지 끝냈다. 이제 또 제안을 해야 하는 순간이다. 이 순간은 정말이지 떨린다. 요건에 잘 맞춰졌는지 점검에 점검을 하고 하나씩 업로드한다. 나만 가지고 있었던 것을 밖으로 내놓아 검사받아야 한다. 괜찮은 생각이야. 나쁘지 않아 하는 자신감으로 하나씩 하나씩 작업했지만 이제 객관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숨김없이 꺼내야 하는 순간이다. 나만 재밌고 괜찮으면 안 된다. 다른 이들도 같은 마음이어야 한다. 파일을 선택하는 내 손가락 끝에 살짝 경련이 일어난다. 제안서까지 마무리하면 끝이다. 이제 더 이상은 내가 어찌할 방법이 없다. 그저 기다릴 수밖에... 대략 2주 남짓 기다려야 한다. 물론 그 시간 내내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문득문득 심장이 뛰는 것은 사실이다. 기다리자.... 기다리자.....
그날이다. 메일이 도착했다.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잘 되었을까? 그럴 리가.... 그래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 여러 감정이 혼란스럽게 교차한다. 그리고.... 열어봤다 메일을.... 역시나...
다시 도전할 거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