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중독자의 수면 집착 일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by 신나

숙면을 돕는 여러 가지 부수적인 요법들이 있다.

자기 전 주변을 어둡게 하고 스마트폰을 절대 보지 않으며 시간 확인을 자주 하지 않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나 역시 방에 시계 자체가 없으며 자려고 마음을 먹으면 스마트폰을 보지 않지만 그 덕에 뇌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경우도 있다.

입면의 기술 중 가장 고전적으로 전해오는 것은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하면서 양을 세는 것이다. 웃기겠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되면 이런 것도 시도해 보게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원래부터 뇌의 활동이 너무 활발한 사람인지라 제일 먼저 포기한 방법이다. 아마 내가 양을 센다면 숫자에 집착하다 몇 천마리까지 세게 될지 알 수 없을뿐더러 양과 관련된 온갖 잡생각이 활개를 치다 날을 꼴딱 샐지도 모른다.

다음으로 따듯한 물에 목욕을 한다가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입면은 낮은 온도일 때 더 잘 된다고 한다. 열대야가 되면 불면이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면 온도가 올라갔다가 그 후 온도가 다시 내려가며 더 차가워지기 때문에 입면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왜 못 잘까? )

다음으로 따듯한 우유 마시기가 있다. 그런데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게다가 나는 흰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특수한 경우이니 차치하고 온도가 차가워야 입면이 잘 된다는 점에서도 따듯한 우유보다는 냉수 한 잔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숙면을 돕는 아로마 오일인 라벤더 오일 등을 베개에 뿌리는 것 또한 잘 알려진 민간요법이다.

그런데 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평소 향수도 사용하지 않는 나로서는 이 방법도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오히려 향 때문에 더 각성이 되는 것 같았다.

운동 또한 숙면을 위한 고전적인 방법이다. 운동을 하면 몸에 열이 올랐다가 다시 차가워지니 역시 차가운 상태에서 더 입면이 잘 되기 때문일까? 아니면 피곤해서일까?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온갖 운동을 섭렵해 본 내 경험상 운동은 확실히 격렬할수록 잠이 잘 온다. 필라테스, 발레, 요가 같은 정적인 운동보다는 크로스 핏을 다닐 때 가장 잠이 잘 왔던 것 같다. 그렇다면 크로스 핏을 계속 다니면 되지 않느냐고 잠도 잘 자고 운동도 하고 일석이조 아니냐 반문할 테지만 거듭 강조하듯이 이유 없이 강한 불면이 올 때는 그 어떤 것도 소용이 없었다. 물론 이런 때가 매일은 아니니 그런 날만 약을 복용하고 평소에는 운동을 통해 숙면을 취하는 것도 건강하고 좋은 방법이니 크로스핏을 계속하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도 운동 취향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크로스 핏은 내 체력으로는 따라가기가 정말 너무 고되고 힘이 들었다. 더구나 크로스 핏은 소위 인싸들의 운동이라 불릴 만큼 적극적인 성격도 필요했고 무엇보다 나와 짝이 된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단점마저 있다.

이 외에도 머리맡에 양파를 두어라 파를 두어라부터 입에 테이핑을 하고 코로 호흡해라 같은 작은 팁부터 마법처럼 잠이 온다는 각종 베개들까지. 숙면을 위한 상품은 너무나 많고도 많았다. 숙면이 늘 절실한 나도 베개 유목을 떠나 보았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원래 베개를 잘 베지 않는 성격에다가 잠을 잘 때 반듯하게 자지 못하고 옆으로 눕고 매우 자주 자세를 변형하며 뒤척이는 내게 숙면을 위한 베개는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어깨나 목의 과도한 긴장으로 입면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경추베개나 우유베개 등 시중에 판매하는 여러 기능성 베개들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비록 나는 그 행운을 누리지 못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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