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하는 준비는 없다
살면서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냥 인식하던 개념과 단어의 추상적인 의미로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제는 그 개념과 의미를 설명할 때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쉬운 단어와 하나의 문장으로 어떤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던가 그런 생각을 하는 요즈음이다.
아는 단어를 막연히 설명하는 것과 그것을 명확하게 나타나는 문장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매우 차이가 크다. 그래서 나 역시 국립 국어원의 대표 문장을 통해 단어의 개념을 맥락으로 이해하는 편이다. 그런데 외국인 학습자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어로 그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것은 더 어려울 것이다.
지금도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나 의미를 정리하고 정리해도 나는 어렵다. 며칠 동안 다음 학기 준비를 위해 기존의 수업 자료를 손 보다가 다 고쳐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내리 며칠을 새벽 4시까지 달렸다. 이상하게 준비되어 있는 자료를 다시 하려면 폰트부터 이미지 구성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수정하는 상황이 늘 반복된다.
그냥 할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냥 진행한 적은 없다. 나만 그런 것인가 싶다. 수업 준비나 자료보다 설명에 포인트를 두면 이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데 나는 그걸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늘 동동거리며 수업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도 늦게까지 수업 자료를 15주 차로 세팅하고 수정하는데 전체적인 틀부터 모두 다시 구성하여 손을 보고 있다. 동영상 강의도 2과목이 있어 촬영만 해도 한 달은 소요될 것 같다. 그래서 수업 자료가 더 중요해졌고 이를 촬영 전에 마무리해서 사용하려고 한다.
직관적인 화면과 길지 않은 문장 그리고 온라인 시험 출제와 퀴즈까지 준비가 너무 많다. 예전부터 동영상 강의를 주력해서 하려고 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공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 예상보다 시간 소요가 큰 편이다. 대신 발화 속도나 수업 운영은 편해서 이런 동영상 강의를 찾아 하는 편이다.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수업을 하고 실제 그 수업을 대면에서 다시 한번 더 한다. 그러면 내가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간과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되어 수업의 질을 조금은 올릴 수 있다. 연습 만이 강사에게는 살 길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렇게 하려고 한다.
같은 교재로 5년이 넘은 것도 지금 보니 수정할 것투성이다. 내가 인식이 변하고 노하우가 생기니 화면에서 제할 것과 표기해야 할 것의 구분이 점점 변화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일타 강사처럼 딱 하면 딱 하고 그런 강사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든다.
최근 내가 그렇게 높이 평가하지 않았던 강사에 대해 학습자의 평가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 친구가 그냥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는데 "그분 잘 가르치시는 것 같아요. 한국어를 반복해서 말씀하시는데 발음이 좋고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아요"라고
조금 놀래기도 했고 반성이 되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던 그분의 이미지와 학습자 평가가 좀 달랐고 학습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그분의 노하우가 궁금해졌다. 나는 어떤 평가를 하고 있을까 싶은 게 조금 겁도 나고 생각이 여러 가지 드는 요즈음이다.
나의 방식과 노력이 반드시 좋은 결과와 평가를 가져오지 않는 것도 알지만 진심은 전해졌으면 좋겠는데 이게 진심이 문제가 아니라 노하우라는 생각도 들었다. 강사가 노하우가 제일이지 않나? 이래저래 생각이 또 많아지는 쉬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