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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옷비읍 Nov 18. 2019

채식 한 끼 하실래유?

curation 006

편의점에서 급히 떼워 버린 점심 식사,
야심한 밤에 눌러버린 배달 어플에
우리 몸은 슬슬 지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극적이고 빠른 음식은 맛도 가격도 여러모로 매력적이기도, 편리하기도 하지만 가공된 식품에 부대끼고 질려버리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럴땐, 조금 느리고 어색하지만 신선한 재료들과 색다른 조리법의 조화를 느끼며 천천히 채식 메뉴를 꼭꼭 씹어보는 건 어떨까. 



1. 리틀 마나님


이곳은 가게 안에 들어서기 전 입구에서부터 많은 화분들이 손님을 반긴다. 

가게 안 역시 잡다한 소품들과 화분들이 가게를 꽉 채우고 있다. 생기있고 따듯한 느낌을 준다. 

이 곳은 단순히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아니라 그야말로 비건 식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위한 식당이다. 사장님께서는 수저를 놓아 주시는 것부터 메뉴 설명까지 아주 친절하게 해주신다. 사장님의 말씀에 의하면, 식사 메뉴는 김치를 제외하고 모두 비건 메뉴라고 한다.  (더 자세한 메뉴 설명은 아주 상세하게 메뉴판에 나와있다.) 


음식은 삼삼하지만 특색있고 맛있었다. 가격도 적절하다. 혼자 오셔서 식사를 하고 가시는 분들도 참 많았다. 다들 나가실 때 ‘잘 먹었습니다’식의 인사를 하고 가셨다. 맛뿐만 아니라 기분도 좋아지는 식당인 것 같다. (사장님께서 독립출판물에 관심이 많으신 듯 하다! 가게에선 식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읽을 수 있었다)  


대표메뉴

방실 비빔밥 9,000원

홍실 국수 9,000원


주소

성북구 성북로 8길 11




2. 살살솔트앤 샐러드 


이게 샐러드가 맞나? 샐러드가 이래도 되는 건가? 

본디 샐러드 하면 죽을 맛의 다이어트, 맛없는 풀때기, 퍽퍽한 닭가슴살 정도가 떠올라야 정상인데 살살 솔트앤 샐러드에서는 샐러드에 대한 이런 편견을 아주 그냥 깨부순다. 


성북동 어느 골목에 위치한 이 가게는 멀리서 봐도 눈에 띈다. 정겨운 골목 사이 왠지 모르게 안 어울리는 단정하고 깔끔한 가게가 있는데, 바로 이곳이다. 그러나 이 골목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이곳의 시그니처인 소금 결정 장식을 비추는 걸 보면 또 이 골목 만한 곳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넓지않은 매장이지만 매우 귀엽고 깔끔하게 되어있어 식사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이날은 살살 샐러드와 단호박 스프를 먹어보았다. 말이 필요 없다. 그냥 맛있었다. 재료의 조화라는 게 어떤 건지 단번에 느껴진다. 단호박 스프는 당도가 높고 매우 부드러워 샐러드랑 같이먹기에 최고였다. 


샐러드는 말그대로 살살 솔트 앤 샐러드다. 좋은 소금을 선별하고, 샐러드에 뿌려 내어준다. 그래서인지 자극적인 드레싱 없이도 맛있는 샐러드를 즐길 수 있다. 오픈샌드위치와 콜드 파스타 종류도 매우 인기가 많은 듯 하다. 다만 손님이 많을 때는 조리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으니 이날 만큼은 여유를 갖고 식사를 즐기는 마음으로 방문하길 바란다!


대표메뉴

살살샐러드 8,500원

살살 그릴드 샌드위치 8,500원


주소

성북구 성북로6길 20




3. 히포크라테스 스프


느닷없이 추워진 날씨에 놀라며 쌀쌀한 바람을 맞을 때면 히포크라테스 스프가 떠오른다. 

그만큼 따듯하고 포근한 맛이다. 안암역 주변에 1호점, 고려대학교 정문 주변에 2호점이 있다. 둘 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분위기를 풍긴다. 


스튜와 스프부터 라따뚜이, 샐러드까지 굉장히 다양한 메뉴가 있어서 하나씩 정복해보는 맛도 쏠쏠 할 것 같다. (비건을 위해 따로 마련된 식사는 없었지만 부탁하면 메뉴에 재료 변경이 가능할 것 같다. 주문 전 한번 더 확인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스튜는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서 오묘하지만 맛있다. 이건 OO한 맛이야! 하고 떠오르는 건 아니지만 먹다 보면 계속 손이 가는 그런 맛. 


히포크라테스 스프에서는 빵도 꽤 여러 종류가 있다. 모두 유기농 재료로 매장에서 직접 굽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가게 안은 고소한 냄새로 가득하다. 개인적으로는 핑크 레몬 브레드가 독특하고 맛있는 것 같다.  신선한 재료와 직접 구운 빵이라 식사를 끝마친 후에도 속이 편했다. 

한 번 방문하면 분명히 문득 문득 생각날 가게다. 


대표 메뉴

히포크라테스 스튜 6,500원


주소

성북구 인촌로 28길 12-3




4. 슬로우 브레드 파파


앙버터의 그늘에 가려진 건강빵 맛집. 슬로우 브레드 파파하면 사실 앙버터, 스콘이 가장 유명한데, 이들 못지않게 슬로우 브레드 파파의 신념이 잘 담겨있는 건강빵도 많이 있다고... 든든한 고구마, 단호박이 그득그득 담긴 호밀빵부터 현미, 쌀 빵까지 보기만 해도 배부르지만 볼 수만은 없지. 보통 빵을 먹을 때 우유랑 먹을까 커피랑 먹을까 하는 사치스러운 고민을 하곤 하는데, 둘 다 먹어본 결과 이런 종류의 빵은 둘 다 잘어울린다 (머쓱) 배가 많이 고프면 우유를, 가볍게 먹고싶으면 커피를, 둘 다 아니라면 라떼랑 같이 드셔라~ 


이런 빵을 한가득 사서 집에 쟁여 두고 아침마다 먹을 생각하면서 일어나면 아침에 눈이 번쩍번쩍 떠진다고 한다. 거짓말 아니다. 본인 경험담이다.  심심한 맛인 듯하면서도 중독성 있고 든든하기까지 하고, 게다가 가격도 딱 적당하다니... 정말 여러모로 부담스럽지 않은 친구다.  그러니까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대표 메뉴

무화과 호밀빵 3,000원

후루츠 브레드 2,800원


주소

성북구 보문로 30나길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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