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의 일상, 2%의 사랑

by 시선siseon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는 로맨틱한 말의 색은 타오르는 용광로에 가깝다. 사랑한다를 말한다. 가슴은 두근거리고 입술은 바짝 타오르며 시야는 흐려진다. 그리고 뇌는 아드레날린을 마구 퍼나른다. 현재의 상태가 주는 충만감, 설렘, 따스함. 이 모든 물리적, 감정적 변화는 미칠 듯이 자극적이고 그래서 순간적이다.


사랑을 다시 떠올린다. 사랑한다가 입술에 달싹이던 그 순간을 떠올린다. 너무나 완벽하고도 찰나에 가깝던 순간. 사실은 상대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의 2% 정도나 될까. 그러나 그 압도감에 나머지 98% 따위는 못 본 척해본다.


왜 98%는 2%를 이기지 못할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셈법이 사랑을 만들고, 결혼을 만들고, 그래서 후회를 만든다. 일상은 98%의 순간들로 이루어지거늘 2%의 설렘이 주는 착각이 말이 되는 선택을 막는다. 그럴 거면 차라리 2%의 설렘은 비현실에서 찾는 건 어떨까. 드라마를 보다, 소설을 보다, 영화를 보다 완벽한 설렘의 순간이 오면 그것이 내 사랑인 듯 하자. 내 사랑이 드라마인 듯, 드라마가 내 사랑인 듯, 그리고 현실은 98%를 명확히 보는 것으로.


헛헛. 그것이 가능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2%가 주는 설렘에 목을 맨다. 순간일지언정 그 2%를 떠올릴 때 심장은 다시 요동치고, 타오른다. 그 충만함을 일상에서 찾기는 언감생심, 그러니 98%가 개차반이어도 2%의 충만함을 주는 사랑에 다시 열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렇게 오늘도 어리석은 사랑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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