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왜 맨날 밥 먹자는 얘기만 해

enfp 여자 istp 남자

by 서로소

"나만 보면 배고프대. 그 말밖에 할 말이 없어?"

여전히 옆지기는 내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밥 먹자'인 것 같다.

연애할 적 약속에 늦은 나를 채근하며 그가 한 말은 '배고파. 빨리 와' 폴더폰을 쓰던 때였을거다.

비빔밥을 먹으며 나는 여자 친구한테 할 말이 배고프다 밖에 없냐며 울었고 결국 눈물의 비빔밥을 먹었다.

내가 밥으로 보이냐면서.

그 당시 남자 친구였던 옆지기는 그게 아니라며 땀을 뻘뻘 흘리며 울며 밥 먹는 나를 달랬었다. 그게 아니라 너도 배고플 텐데 빨리 와서 같이 밥 먹자는 뜻이었다고.

이렇게도 다른 당신과 내가 함께 한 지가 햇수로 21년째? 이거 실화야?

이렇게도 다른 언어를 쓰는 여자와 남자가 한 집에 산 지도 15년째이다.

지금은 안다. 내가 힘들어하는 날이나 몸이 안 좋은 날, 옆지기가 나를 위해 내가 좋아하는 김칫국을 끓여놓고 "밥 먹자" 하는 게 그의 사랑법이라는 것을.

"음.. 진짜 맛있어. 우리 은퇴 후 김칫국 식당 내자.

메뉴도 다 생각했어. 스토리도."

"스토리?"

"어. 이 메뉴는 남편이 끓여주는 김칫국. 스토리는 힘든 아내를 위한 남편의 애정이 담긴 김칫국. 어때? 괜찮지?"

"안 한다. 식당은 안돼."

힝... 왜 안 한대. 진짜 맛있는데.

"여기 새우젓 넣었네."

"어떻게 알았냐."

"새우 보이잖아.ㅋㅋㅋ 음, 맛있어. 나 한 그릇 더 먹을래"

"맛있다니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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