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나는 바다 너는 산 feat. 예단포

enfp 여자 istp 남자

by 서로소

생소한 이름이었다. 아이를 등교시키자마자 바다를 본다는 기대감에 부리나케 차로 달려왔다.

"예단포? 처음 듣는데?"

"나도. 친구가 다녀왔는데 좋대. 바다도 있고."

주말에 바다와 석양이 보고 싶으면 인천 을왕리 쪽 왕산 해수욕장을 한적한 맛에 가고는 했는데 사람들에게 점점 알려졌는지 언젠가부터 북적이기 시작했다. 다른 곳은 없을까 궁리하던 중 사람이 많지 않다기에 새로운 곳을 가보기로 했다. 장소를 미리 잘 알아보지도 않던 사람이 웬일인가 싶어서 가보자. 한 것도 있었다.

뻘이 있는 바다였다. 망둥이가 뻘 사이를 뛰어다녔다.

내려가서 바다를 보기는 힘든 곳이었다.

"모래사장인 줄 알았는데."

"나도."

"찾아보지도 않은 거야? 아이코. 왔으니 즐기자. 바다도 오랜만에 보니 좋네. "

"저기 뒷산 같은 게 있는데 높지 않고 좋대. 가보자. "

"그래. "

바다는 뻘 때문에 내려가서 볼 수가 없었고 걸어갈 수 있는 둑길 끝까지 가보니 달리 할 게 없었다.

옆지기를 따라서 걸어 오르니 야트막한 둘레길 같은 곳이었다.

"음.. 여기 시골길 같아. 정돈되어 있지 않는 야생의 산길? 근데 한쪽으로는 바다가 보여. 으하하. 여기 뭔가 재밌어. 음.. 이런 길 어디서 봤는데. 아. 맞다. 제주 올레길 같기도 하네. ㅋㅋㅋ 사진 찍으면 올레길 같겠어.

우리 사진 찍어서 올레길이라고 속여볼까?"

바다를 좋아하는 나는 바다가 보여 좋았다. 산을 좋아하는 옆지기와의 절충안 같은 장소인 듯했다.

날이 더 쾌청했으면 바다 색도 더 예뻤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바다가 보이는 둘레길에 정자가 하나 있길래 쉬어 가기로 했다. 끝이 궁금해서 끝까지 가보자 했으나 주차장이 멀다는 옆지기의 말을 수용했다. 갔다가 도로 오면 되지 않냐는 나의 말에 저곳이 얼마나 먼 지 알 수 없지 않느냐는 옆지기의 논리에

"그래. 그냥 정자에서 쉬었다 가자."

하였다. 시간은 꽤 많았는데 끝까지 가면 뭐가 있는지 어떤지 궁금은 했다.

힘만 들고 그냥 별 거 없었을지도 모른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그냥 궁금한 게 많다.

정자에서 바다를 보고 앉아 있으니 사람들이 간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간식을 먹던 사람들이 뭔가를 내게 내밀었다.

깐 밤이었다.

"이거 먹어봐요."

생각지도 못한 호의에 고마워 받으려는데 옆지기는

"괜찮습니다."라며 거절했다.

"저 아주머니가 싸 온 건데 우리만 먹기 미안해서, 같이 드셔 봐요. "

내가 받았다.

"감사합니다. "

오도독 깐 밤을 깨물며 옆지기에게 권했다.

"밤 달다. 먹어봐. "

밤을 준 사람들이 떠나고 옆지기는 내게 뭐라 했다.

누군지 알고 밤을 덥석 받아먹느냐며.

남을 잘 의심하지 않는 나는 아차 싶기도 했지만 나쁜 사람들도 아닌데 뭘 또 그렇게까지 하냐 했다.

나는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덥석덥석 이야기도 잘하고 웃기도 하지만 옆지기는 낯을 가린다.

서로의 성격에는 장단점이 있다. 나 같은 성격은 잘못하면 사기도 당하기 쉬울 것이고 -아직까지는 없다.-대신 어디 가서 든 친구 만들기 쉽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옆지기는 신중한 편이다. 하지만 낯선 곳과 낯선 사람이 불편할 것이다.

부부는 퍼즐과 닮은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장단점으로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잘 끌어안아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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