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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이 뭐 어때서 -20년 상반기
27화
함께 읽은 책들 세줄요약) 1. 추리소설, 추리잡지
회상 속의 살인,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어두운 범람 등
by
눈시울
Dec 15. 2023
<추리소설>
1.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 페터 회(마음산책), ●●●●●●◐○○○
- 범죄와 사건과 추리로 시작해서 자본주의와 북유럽 사회를 훑더니 과학과 기술까지 언급하고 지나가는 소설.
그래서 읽고 나면 내용보다는 덴마크의 을씨년스러운 날씨와 모든 게 얼어붙을 것 같은 그린란드의 묘사만이
기억에 남는다. 얼어붙을 것 같은 겨울의 한복판에서 읽으면 딱 좋은 책.
2. 회상 속의 살인 - 애거서 크리스티(해문), ●●●●●●◐○○○
- 16년 전, 주인공이 5살이었을 때 아버지를 독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죽은 어머니의 결백을 밝히는 이야기.
포와로는 증거나 수사없이 증인들의 진술로만 사건을 파악해야 하고, 누군가는 거짓을 말하고,
누군가는 서글픈 오해에 사로잡혀 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 아니, 그 이전에. 누가 누구를 사랑했을까.
3. 책과 열쇠의 계절 - 요네자와 호노부(엘릭시르), ●●●●●●○○○○
- 학원물이면서도 커플이 아닌 브로맨스(....)를 다뤘다는 점이 이채로웠던 이야기.
보통 이런 류의 이야기는 한쪽이 홈즈, 다른 한쪽이 왓슨 역이 되는 게 보통이지만, 전개에 따라 둘 사이의
저울을 기울였다 평형을 유지했다 하며 점점 이야기를 키워
나가는 밸런스 조절이 절묘했다.
4. 벚꽃, 다시 벚꽃 - 미야베 미유키(비채), ●●●●●◐○○○○
- 사무라이지만 검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책을 뒤적이며 살아가고 싶어하는 주인공이 아버지의 죽음과
가문의 몰락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 에도로 올라온다는 내용이,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꽃보다도 더욱'을
떠올리게 했던 이야기. 그래서 조금은 밋밋하고, 조금은 심심했지만.
5. 어두운 범람 - 와카타케 나나미(엘릭시르), ●●●●●●◐○○○
- 데뷔작인 '네 탓이야'에서 냉소적이긴 해도 세상의 악의와 독기를 상대로 주눅들지 않던 하무라 아키라도
작품이 거듭되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갈수록 지친 모습을 보이고, 그게 읽는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하긴 나 역시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지쳐가고 있으니까.
6. 마지막으로 죽음이 온다 - 애거서 크리스티(해문), ●●●●●●○○○○
-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여사님의 유일한 시대물이라는 게 이채로운 소설. 시대상에도 고증에도 공들인
작품이지만 결국 그 안에서 벌어지는 건 크리스티 여사 특유의 가족극이라는 게 재미있다. 고유명사 몇 개만
바꾸면 빅토리아 시대 영국이라도 해도 믿을 듯. 역시 여사님은 어쩔 수 없이 어디서든 여사님이시구나. :)
7. 잊을 수 없는 죽음 - 애거서 크리스티(해문), ●●●◐○○○○○○
- 과거에 묻힌 사건을 다시 파낸다는 점에서, 서로간에 묘한 색의 감정이 오간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다섯 명의
용의자가 있다는 점에서 '회상 속의 살인'이 떠오르지만, 포와로도 마플 양도 배틀 총경도 없는 상황에서
고만고만한(?) 이들이 벌이는 추리극은 밋밋하고, 그 답은 너무 잘 드러나 있다.
8. 할로 저택의 비극 - 애거서 크리스티(해문), ●●●●●●○○○○
- 추리소설로는 뭐 하나 볼만한 부분이 없는 이야기지만, 로맨스 소설로서는 탁월하다.
오히려 포와로가 나오는 부분이 무리하게 끼워넣은 PPL처럼 느껴질 정도로 로맨스에 중점이 맞춰져 있다.
나온 지 8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도깨비와 부부의 세계를 섞어놓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현대적인 이야기.
9. 걸 온 더 트레인 - 폴라 호킨스(북폴리오), ●●●●●◐○○○○
- 작가가 좀 더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를 할애해서 절대 주인공을 믿으면 안되겠구나, 인생파탄이구나 생각하게
만들어야 성립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작가가 주인공을 너무 동정해버렸다. 그리고 그게 너무 티가 난다.
이런 얘기는 일본작가들이 피도 눈물도 없이 능숙하게 잘하는데, 그런 책들을 읽고 접하니 그저 엉성하다.
10. 헤라클레스의 모험 - 애거서 크리스티(해문), ●●●●●○○○○○
- 헤라클레스의 12가지 모험에 착안해 포와로가 12가지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내용. 그래서 단편 제목 역시
'네메아의 사자', '아우게이아스 왕의 외양간' 식으로 붙여져 있는데, 황색언론과 루머를 오물에 빗대어
그럴싸하게 여겨지는 것에서부터 강아지를 사자에 끼워맞추는 수준인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
<추리잡지>
1. 미스테리아 10호 - 로드 던세이니, '렐리시 두 병' 외
- 코난 도일 뿐 아니라 젊은 시절의 크리스티 여사 역시 오컬트에 심취했었고, 몇몇 단편들에선 심령술에
관련된 괴담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어디까지나 과학은 과학이고 추리는 추리며
오컬트는 오컬트라는 경계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는 게 재미있다.
2. 미스테리아 12호 - '자정 막 지난 새벽, 진흙 속 눈뜬 무언가' 외
- 이 시기 나왔던 드라마 '킹덤'으로 정점을 찍은 좀비 열풍을 인간으로부터 내쳐진 하층계급의 비유로
접근하는 시각의 기사가 재미있었다. 그래서 좀비는 인간을 끝까지 추적하고, 인간은 그런 좀비를 한사코
내치는 것일까. 그리고 시대가 지날수록 좀비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 것이고.
3. 미스테리아 13호 - 식민지 도시, 경성에서의 탐정 외
- 1930년대의 추리소설을 다룬 특집기사 자체는 평이했지만, 함께 실려있는 지도는 마음에 쏙 들었다.
구할 수만 있다면 창고방 한 면에 붙여놓고(아무리 그래도 거실은 좀) 가끔 들어가서 멍하니 보고 싶다.
피터 러비스의 '오이스터 브라운이 저지른 범죄'는 추천하고 또 추천. 이런 류의 추리소설은 그냥 다 좋다. :)
4. 미스테리아 14호 - 진토닉 캔 깡통에 담긴 영국, 편견과 혐오로 파고드는 가스라이팅 외
- 이번 미스테리아 역시도 기획기사보다는 짤막짤막한 기사들이 더 마음에 들었다. 특히 6.25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서울, 그것도 밤섬(^^;)에서 카니발이 있었다니. 그 불순한(?) 단어 선택과는 달리
백사장에 음식상을 차리고 씨름판을 벌였다는 순박함이 너무 좋았다. :)
5. 미스테리아 16호 - 영국이 잃어버린 '진짜' 영국요리 외
- 드디어 정은지의 Culinary 칼럼에서 크리스티 여사의 '버트램 호텔에서'를 다뤘다. 이제는 맛없는 요리의
대명사인 영국 요리지만 마플 양의 시절만 해도 '진짜' 머핀 빵과 '진짜' 시드 케이크, '진짜' 수란 등 과거의
진짜 요리들이 있었다. 하지만 버트램 호텔이 현실에서 멀어진 소품이듯, 영국 요리도 그저 참혹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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