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멈춰 서서 가만히 - 정명희
오래된 유물을 접한다거나 박물관에 가는 것이 이때까지의 내 인생에 자주 있는 행위는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걸 보니 나는 그런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과거 시간의 흐름에 대한 그 당시의 호흡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역사서 등의 책과 오래된 유물 밖에 없으니 이것으로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서 요즘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집과 먼 회사를 오갈 수밖에 없는 아직 가정이 있는 직딩으로써 시간을 내서 유물을 접하고 박물관을 가본 건 아주 오래전에 대학교 때의 공주 박물관과 불과 몇 년 전에 생전 처음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족과 함께 가본 게 다 인걸 보니 나의 유물과 박물관力은 제로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박물관을 가면서도 또 느껴본다. 아..여기는 시간을 내서 혼자 와 봐야겠다. 그리고 오래오래 하나씩 하나씩 유물을 곱씹으면서 봐야겠다.(이러면서 아직 가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에 접한 책이 전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정명희 씨의 "멈춰 서서 가만히"라는 책이다. 몇 년 전에 나온 것으로만 알고 언젠간 읽어봐야지 하다가 현재 가입한 전자책 서비스에 보이길래 냉큼 읽어 봤다.
책은 저자의 개인적인 생활에 대한 서정과 자신이 보는 또는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유물에 대한 역사적인 서정을 잘 엮어서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근무하면서 보았던 유물 중에 유명한 유물이 아니라 자신의 눈에 들어와서 그 과거를 생각하고 추리할 수 있는 유물을 소개하고 그 유물을 제목처럼 가만히 보면서 또 그 유물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유물은 다양하다. 도자기, 나무로 만든 유물, 그림 등 다양한 유물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이 책은 유물을 소개만 하는 책이 아니다. 또 유물만 보는 느낌을 적은 책이 아니다. 우리가 사물을 어떤 감정과 느낌으로 보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한 느낌에 따라서 유물뿐만 아니라 내 책상 위의 사물 또는 우리 집 어딘가에 있는 여러 가지 물품에 대한 이야기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산을 돌면서 마을마다 있는 장승, 또는 이름 모를 돌부처 등이 있으면 그 앞에 가만히 서 있으면서 그 과거의 서정을 느낀다. 이러한 것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여기에 있고 나를 만나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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