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다는 건 마침내 사물이 된다는 기막힌 일*
나는 이 문장을 방금 태어난 사람처럼 오래, 아주 오래 보았다
당신의 문장은 정물화 같은데 당신의 책은 어떻게 살아 움직이나요
마침내 사물이 되어버리면 얼마큼의 기막힌 기쁨이 있을까
심장이라는 사물이 꽤 오래 뛰었다*
어제는 밀물처럼 행복했다
오늘은 썰물처럼 심장을 찾아 뒤진다
오랜만에 맥동하는 혈관을 듣는다
아, 오늘의 나는 이만큼 행복하구나
*한강 작가의 시 <심장이라는 사물>에서 인용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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