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가장 두려운 이유
아침이 오면 가장 먼저 숨을 확인하게 됐다.
잘 쉬고 있는지, 오늘은 괜찮을 수 있을지.
눈을 뜨자마자 하루를 견딜 수 있을지부터
가늠하는 습관이 생겼다.
예전의 아침은 시작에 가까웠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정해진 곳으로 가야 했고,
그 준비만으로도 몸은 자동으로 움직였다.
생각할 틈이 없다는 건 생각보다 큰 보호막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아침은 너무 많은 선택지를 안고 있었다.
일어나도 되고, 조금 더 누워 있어도 되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 자유는 나를 편하게 하기보다는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침은 하루의 방향을 묻는 시간 같았다.
오늘을 어떻게 시작할지, 어디로 갈지,
아무 데도 가지 않아도 되는지를 모두 내가 결정해야 했다.
그 질문들이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래서 나는 아침을 자꾸 미뤘다.
눈을 떴다가도 다시 감았고,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을 최대한 늦추려고 했다.
아침을 맞이하지 않으면 하루도 시작되지 않는 것처럼 착각하고 싶었다.
아침에 느끼는 불안은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오늘 해야 할 큰일이 있어서도 아니고, 누군가를 만나야 해서도 아니었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불안을 더 키웠다.
아무 계획도 없는 하루는 끝을 가늠할 수 없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수 있는지, 이 시간이 언제쯤 지나갈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아침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나는 점점 아침이 오는 걸 실패처럼 느끼기 시작했다.
또 하루를 잘 살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부터 들었기 때문이다.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뒤처진 기분이었다.
아침이 가장 두려웠던 이유는 그 시간이 나를 가장 솔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무 역할도, 아무 일정도 없이 그냥 나로 존재해야 하는 시간.
그 앞에서 나는 자주 자신이 없었다.
밤은 차라리 괜찮았다.
하루가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고,
오늘을 더 이상 증명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침은 다시 증명해야 하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때의 나는 아침을 견디는 법을 몰랐다.
그래서 자주 아침을 피하려고 했다.
잠으로, 멍하니 있는 시간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 돌아보면 그 아침들은 내가 게을러서 힘들었던 게 아니었다.
하루를 시작할 만큼의 힘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오늘은 괜찮을까.’
그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침을 더 두렵게 만들었다.
아침이 가장 두려웠던 이유는
내가 하루를 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걸
가장 먼저 알려주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나는 또 몇 번의 아침을
그대로 통과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