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마저도 껴안기

바라볼 것이 없게 되어 모든 희망을 끊어 버림. 또는 그런 상태.

by 햇살정아

'절망마저도 껴안어라'라는 이 말은 올해 나의 키워드 문장이 될듯 싶다.

작년 오늘이었다면, 나는 지금 이 문장에 대한 어떠한 온기도 품지 못했을 터이다. 2023년의 마지막 한 달을 앞두고 '절망'이란 녀석을 온 마음으로 끌어안을 수 있게 되었다니..... 쓰담쓰담!!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는 참 많이 단단해졌다. 남몰래 공모전에 도전해서 떨어져 보기도 하였고, 발표 불안에 긴장되어 몇 날 며칠을 연습하였지만 버벅되는 나 자신에게 실망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글쓰기는 말해 뭐 해, 매일 쓰면서 단 하루도 쉬운 적이 없었다. 마음에 드는 날보다 마음에 안 드는 날들이 새털처럼 더 많았고, 타인의 아름다운 필력과 비교하며 터무니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나의 실력에 수백 번, 수천번이나 좌절했다. 매일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가슴을 쓰라렸다. 변덕쟁이 날씨처럼 내 마음도 수시로 널뛰기를 뛰는 모습을 보면서 애간장을 태웠다.


시기와 질투는 분명 나를 쑤시고 괴롭혔다. 그 마음이 절벽 끝까지 몰아갔고 참 많이 절망스러웠다.

'네가 무슨... 넌 못해, 넌 안돼, 이건 아무나 하나?, 그냥 포기해'

이런 마음들로부터 나를 놓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나를 집중하게 하고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게 만드는 그것으로부터 나를 지켜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글쓰기였다.


글을 쓰면서 휘몰아치는 나의 두려움과 절망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처럼, 매일 나는 책상에 앉았다. 뭐라고 써야 할지 모르겠고, 머릿속 지진 나게 고민하느냐 그 어떤 잡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더 솔직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쓰는 과정이, 또 쓰고 난 뒤의 보람은 어떤 성취감보다 값지고 뿌듯했다. 그 마음이 5분, 10분, 1시간... 이렇게 늘어나면서 쓰기의 기쁨을 즐기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서툴더라도 나의 마음을 글로 표현하면서 고통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절망으로부터 다시 살아났고 생기를 찾게 되었다.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는 이 문장과 함께 버티다 보니 어느새 일 년이 금세 흘러갔고 절망도 절망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실패를 겪어보지 않으면 실패를 이겨낼 수 없다. 실패를 통해서 오히려 나는 내 인생에서 '실패'란 단어를 지웠다. 실패는 없다. 단지 과정과 성공만 있을 뿐이지. 모든 과정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며 '잘하려고 하는 마음' 대신 '끝까지 하는 마음'으로 내 삶을 살아내고 싶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해서 나는 좋은 상태를 유지한 채 나의 길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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