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감에 딱 맞게, 갑자기 올케에게 문자가 왔다.
"언니, 뭐해요? 드릴 게 있는데 잠깐 만나요~!"
서프라이즈를 좋아하는 우리 올케.
그리고 그것을 좋아하는 나. (하기사 행복한 서프라이즈를 싫어할 사람은? 없겠네~~~!!)
오늘은 특별히 '나의 올케'에 대한 자랑을 해볼까 한다.
우리 올케는 말이죠,,,,,,
가끔 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요. 아무래도 시부모와 함께 살다 보니 그곳에서 보이지 않는 피곤함도 있을 터이고, 누군가의 뒷담화도 늘어놓고 싶을 때도 있고, 아이, 남편 그리고 자신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등등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쌓여 있을 거예요. 매 주말마다 우리는 집에서 만나지만 아무래도 식구들이 다 모여 있는 장소에서 속 이야기까지 나누기는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비밀 연애'라도 하듯 둘이서만 따로 만나고 있습니다. 그날이 바로 오늘이기도 하고요.
모든 허울을 벗어던지고 만나는 오늘 같은 날에는 '친구'가 되어 봇물 터지듯 수다가 쉬없이 흘러나와요. 오늘의 주제는 '책'이었어요. 오래간만에 책방을 들렀다가 제 생각이 나서 집어 왔다는. 행복해할 저의 모습을 빨리 보고 싶어서 달려왔다는 우리 올케. 말하는 것도, 마음 씀씀이도 너무 이쁘지 않나요?
누군가 저를 생각하며 선물을 준비하였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무척이나 행복한데. 나의 웃는 모습을 상상하며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는 그녀의 말에 제 심장이 '쿵!' 설레었답니다. 책과 함께 온 메시지를 읽으면서 울컥했어요. 이런 사소한 것에서 느끼는 것이 진짜 행복 같아요. 저 사랑받는 시누이 맞죠?
허물없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우리의 사랑과 우정은 더욱 끈끈해져요. 서로에 대한 공감을 쌓아가며 비슷한 듯 다른 우리는 점점 통하는 사이가 되어갑니다. 나보다 6살이나 어린 동생이지만 때론 언니 같은 그녀. 모든 것을 품어주는 그녀와 함께 있노라면 두서없이 이런저런 이야기가 줄줄이 비엔나소시지처럼 흘러나와요.
저에게는 올케가 둘이나 있는데 다른 올케(작은 올케)와는 이렇게 친화적이지 않아요.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둘 다 나와 전혀 다른 분류의 사람인데 왜 나는 큰 올케에게 마음이 가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가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없어요. 그냥 좋은 것이더라고요.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귀담아 주고, 인정해요. 거울을 보지 않는 한 절대로 내 모습을 마주할 수 없는데 올케와 이야기를 하면 '앗,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네'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마 올케도 저랑 비슷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감히 상상해 봅니다.
오늘도 그녀와 함께한 데이트는 영화제목처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였어요.
"You make me wanna be a better man."
영화에서 나오는 로맨틱 대사처럼 올케는 저를 더 좋은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해줘요.
이름 모를 까페에서 제 입맛에 딱 맞는 라떼를 만나고, 그곳에 사랑하는 올케와 함께 한 오늘의 행복도 참 맛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