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잠! 잠! 잠을 잡시다!!
친정식구들은 잠이 없다.
아빠, 고모, 삼촌들 모두 만나기만 하면 잠이 안 와 미치겠다는 하소연을 하신다. 생각해 보니 돌아가신 할아버지도 역시나 잠이 없으셨다. 만나기만 하면 얼마나 잠을 못 자는지 배틀이라도 하듯 서로 침 튀기며 말하기 바쁘다. 나름 본인들의 잠을 잘 청하기 위한 방법들 "막걸리를 마신다, 동네를 몇 바퀴씩 돈다, 자기 전에 반신욕을 한다." 등을 공유하는데 딱히 와닿는 해법은 없는 듯하다.
그렇다면 나는?
유전자의 힘으로 나 역시도 잠에 대해 예민한 기질이다. 아니 기질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개미 지나가는 소리도 들을 정도로...!
그 예민함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극도로 높아졌다. 그래서 더 내가 말라갔는지도 모르겠다. 깊은 잠을 청하지 못하니... 자면서도 깨어있는 듯한 느낌. 늘 긴장 속에 밤을 지새웠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에 취해 정신없이 쓰러져잔다. 이젠 아이들보다 더 내가 일찍 잠들기도 한다. 엄마가 먼저 자는 것에 대해 아이들에게 미안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 숙제 다할 때까지 옆에서 봐줘야 될 것 같고, 천사같이 잠든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엉덩이 팡팡 토닥여줘야 오늘의 엄마노릇을 다한 것 같았다.
새벽부터 일어나 활동하는 새벽형 인간인지라 저녁만 먹고 나면 점점 흐물흐물한 액체괴물처럼 변한다. 몸이 다 녹아내리기 전에 엄마는 얼른 침대와 한 몸이 되어야 된다며 얼른 포근한 이불속으로 쏙 뛰어든다.
나머지 뒷일은 야행성 아빠에게 맡긴 채.
엄마가 괴물로 변하는 것보단 훨씬 나은 일 아닌가? 아이들보다 먼저 잠드는 나만의 합리화를 만든다.
7시간 수면을 지향한다.
잘 자고 일어나야 그다음 날 건강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조금이라도 잠이 부족한 날이면 어김없이 별일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나고 예민해진다. 잠은 죽어서 자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를 더 나답게 살아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잠은 에너지다.
아까워하지 말고 잠을 자자.
나에게 주는 보상, 이 시간도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