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마음의 덫에서 빠져나와 '그러나'로 옮겨 가라.

by 햇살정아
2023.1월 4일에 찍은 사진 <3-1 만점왕>
2023.6월 21일에 찍은 사진 <3-2 만점왕>



반년 만에 이루어 낸 초등 3학년 딸의 성과다.

학원이라는 곳은 다녀본 적 없고, 문제집이란 것도 처음 풀어본 딸이 문제집을 대면했을 때 모습이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어린아이의 모습이랄까? 학습이란 것을 해본 적 없던 백지 같은 아이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 재밌었다.


문제를 해결하라니깐 '했어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냐니깐 '숫자를 보고' 해결한다는 것도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니깐~



이 아이를 보고 갈 길이 멀었음을 지레짐작하였지만 "그러나" 나는 불안하지 않았다.



아이의 천진난만함이 좋았고, 무궁무진한 이 아이가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가 되었다. 어느새 6개월이란 시간이 흘러 문제 푸는 것에 익숙해진 아이의 변화는 엄마를 뿌듯하게 만든다.



'아무리 멀어 보여도 자신만의 속도대로 한 걸음씩 옮기다 보면 언젠가 그곳에 닿을 수 있겠구나.'



내가 만약 그때 아이의 문제집을 보고 마음이 조급하여 학원을 보냈던가,

엄마의 불안함에 아이를 다그치며 공부를 가르쳤다면,

아이도 나도 쉽게 지치고 힘들었을 것이다.



아이에게 자기 주도적인 공부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본인 스스로 할 수 있을 만큼의 분량을 일주일 단위로 적게 하였다. 아이는 본인의 스케줄에 따라 한 장이나 두 장의 분량을 정해서 표시해 놓는다. 더 많이 풀게 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꾹 참았다. 오늘 한 장 더 푼다고 크게 달라질 것도 아니고 그저 아이 스스로 정한 계획과 그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았기에.

자율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주는 엄마 나름의 큰 그림이었다.



성장하는 아이를 보며 실은 내가 더 놀라고 감격한다.

우리가 하루에 몇 시간씩 미친 듯이 공부만 했다면, 6개월이란 시간을 버틸 수 있었을까?

나는 아이가 많이 틀리는 것을 반긴다. 모르는 것은 당연하고, 지금 여기서 아니면 어디서 이렇게 마음껏 틀려볼 수 있을까? 틀릴 수 있을 만큼 실컷 틀려보라고 말한다.

또 그래야 내가 어떤 것을 알고 모르는지 알 수 있으니깐. 나중에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응원도 빼놓지 않고 한다.



꾸준히 지속하려면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나의 속도와 나의 한계를 아는 것, 즉 모르던 나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고작 6개월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1년, 10년, 20년을 달릴 것이니깐.

꾸준함의 힘을 믿고 내 페이스를 유지한다. 무리하면서 오래 할 수는 없다.

뭐든 천천히, 꾸준히 해나가다보면 그곳에 닿아있겠지.


아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ps. 여전히 우리 딸 글씨는 개발새발이지만....

이 또한 언젠간 고쳐지리라 믿고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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