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언제나 분명한 메시지를 갖는다.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글 전면에 메시지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많은 시들은 그 의도를 은밀하게 숨겨둔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의도를 찾도록 유도한다.바로 ‘떡밥’을 던지는 것이다! 이에 독자들은 숨겨진 의미를 추리하며 떡밥을 풀어가게 된다. 그 떡밥 조각들이 맞아떨어지며 아리송했던 의미가 명확해지는 순간! 독자들은 오묘한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시를 쓰는 입장에서 떡밥을 어떻게 만들고 배치하냐는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이러한 떡밥들은 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 사이의 상관관계를 통해 만들어지는데, 문장과 단어를 ‘어떻게 표현하는가’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 문장과 단어의 표현을 통해 구체화
- 의미의 전달방법
시는 문장과 단어를 표현되어 있고, 표현이 의미를 갖게되는 대표적인 모습은 크게 '화자의 태도', '익숙한 비유', '낯선 비유'로 나타난다. 화자의 태도는 화자의 목소리를 빌리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아아, 슬퍼라!’라는 화자의 목소리를 넣었다고 하자. 독자가 이 구절을 읽는다면 화자의 ‘슬픔’을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게 된다. 이렇듯 화자의 태도는 직접적인 표현으로 독자에게 직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1. 화자의 태도: 분명한 전달력
익숙한 비유는 누구나 유추할 수 있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상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만들고, 독자들이 더 쉽고 빠르게 풀 수 있는 떡밥이 된다. 예를 들어, 연인과의 사랑을 노래하는 시를 쓰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만약 ‘꽃’이라는 소재가 등장시키고, 그 의미가 ‘연인’의 표현이라면? 굳이 복잡한 부가설명을 하지 않아도 의미를 분명히 전달할 수있다. 독자 또한 고민하지 않아도 그 의미를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꽃’의 ‘아름답다’라는 속성은 누구나 떠올리는 관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대상을 비유한다면 직접적인 말보다 더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2. 익숙한 비유: 쉬운 공감 유발
반면 ‘무덤’이라는 소재를 가져와 활용한다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무덤이 되겠습니다’라는 한 구절만 달랑 놓고 ‘사랑’이라고 주장한다면 독자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 무덤은 뭘 의미하는 것일까’하고 말이다. 바로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한 것이다.
3. 낯선 비유: 궁금증 유발
- 떡밥의 필요성
하지만 이러한 낯선 비유가 혼란과 궁금증으로만 남아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누군가는 분명 ‘사랑’ 아닌 ‘죽음’란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무덤’이라는 소재의 속성은 사랑과의 연관성이 낮아 독자들이 그 의미를 연결 짓기 힘들기 때문이다. 단지 애매모호하고 난해한 시가 되어버린다. 시의 창작자라면 독자들의 혼란과 궁금증을 신선함과 즐거움으로 바꿔줘야 할 의무가 있다. 바로 이러한 낯선 비유를 굳이 사용한 타당성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떡밥이 필요하게 된다.
1. 떡밥 없는 낯선 비유: 독자의 이해 및 메시지 전달 방해
낯선 비유 ‘무덤’ 앞뒤의 문맥에서 익숙한 비유 ‘꽃’을 먼저 제시해보자. 꽃을 통해 연인의 아름다음을 예찬하면서 ‘그 위로 피어날 황홀함에’ ‘나 무덤이 되겠습니다’라고 표현한다면, ‘무덤’을 ‘죽음’의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들은 몇 없을 것이다. 익숙한 비유 ‘꽃’과 낯선 비유 ‘무덤’의 관계를 통해 숨겨진 의미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화자가 ‘무덤’에 들어가는 행위가 ‘꽃’, 즉 연인을 위한 헌신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이러한 표현은 화자의 목소리를 빌리거나 익숙한 비유를 할 때 보다 더 짙은 호소로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독자가 시를 읽는 내내 창작자의 표현을 공감하고 유추를 즐기게 된다면 자연스레 시의 숨겨진 의도에도 공감하게 될 것이다.
2. 떡밥이 적절한 낯선 비유: 유추의 즐거움과 짙은 호소력 부여
창작자는 분명한 전달력을 가진 화자의 태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익숙한 비유를 적절히 버무려 시 여기저기에 떡밥을 뿌려놔야 한다. 독자들의 낯선 비유를 맞닥뜨리기 전에 어느 정도 트레이닝을 시키는 것이다. 화자의 태도를 통해 창작자의 의도를 분명하게 전달하거나, 익숙한 비유와 낯선 비유의 상관관계를 통해 독자들이 떡밥을 추론할 수 있게 판을 짜야한다. 그래야만 독자들이 낯선 비유를 마주하고 ‘아! 이런 의도이지 않을까?’ 혹은 ‘맞네, 맞네!’하며 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의 메시지는 의미를 구체화시키고 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완성된다. 익숙한 비유 위주로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한다면 시의 재미가 떨어지고, 떡밥이 없는 낯선 비유만으로 표현한다면 독자들이 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영화 예고편이 그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인상과 공감, 궁금증을 유발하는 떡밥을 담고 있듯 시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창작자 자신만의 표현으로 의미를 구체화하고 이를 적절한 떡밥으로 연결 짓는다면 보다 재미있고 감동적인 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