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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경 Jul 28. 2021

참 그리운 아이

27살 겨울, 어릴 땐 착했다던 그 사람의 이야기

어스름한 골목길에 들어서면

동년배 아이들의 비비탄 총알이 날아들곤 했다

     

골목 커브길 지나 보이는 허름한 문방구

5도 즈음 기울어진 허름한 간판은 밉상에

페인트까지 벗겨져 참 보기 싫던      


그래도 그 집 떡볶이만은 기깔나게 맛있었지

하트 모양, 별 모양에 넙적한 어묵 한 줄이 좋았지

주인 아주매가 종이컵에 담아주던 끓인 라면도     


동년배들 둘러앉아 삼삼오오 뽑아먹던 

가게 앞 100원짜리 뽑기도 참으로 먹고 싶었는데

그 시절 나는 아이들 뒷편 저 멀리 멀뚱히 서서 

뱅글뱅글 돌고 돌던 슬러시 기계만 넋 놓고 보았었다     


마냥 착한 내 손은 눈알만 한 뽑기 사탕을 마다하고

친구들의 가방 가방을 양쪽 어깨, 가슴, 등으로 짊어지곤 했다     


어릴 적 아이야 어쩜 그리 착하냐

참으로 참으로 밉게도 참하다

그 시절 그때의 그 침묵이 참으로!




과거를 핑계 삼는 이들


죄송스럽게도 나는 

당신들의 과거를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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