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얘

거리감

by 오순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흘러들어 왔다. 아주 편안한 목소리였다. 마치 더운 날 시원하게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처럼 그 노랫소리가 내 귓가를 스쳐가고 있었다. 방 안에서 듣는 라디오 방송처럼 너무 편안하게 들렸다.


의식이 서서히 돌아오면서 강의실에서는 들을 수 없는 유행가이기에 고개를 돌려 소리 나는 곳을 찾았다. 강의실 뒤쪽에 같은 과 남학생이 혼자 창가에 올라앉아 밖을 보며 부르고 있었다. 노랫소리처럼 너무 편안해 보여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도 없다고 여기는 것인지 누군가 있어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인지 그 천연스러운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자리를 뜨려고 일어서려는 순간 그 얘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이미 나를 의식하고 있는 눈빛이었다. 나를 위한 세레나데였는가. 순간적인 생각이었지만 그럴 리가 하는 의심이 그 생각을 날려 버렸다.


그 얘는 내가 있어주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 잠시 그대로 앉아 있었지만 처음의 편안함이 사라졌다. 노래가 아닌 내 마음에서 평화가 사라진 것이다. 그 아이도 노래를 멈추었고 나도 긴장을 하고 있었다. 자연스레 노래가 좋다고 말하기에는 무언가가 가로막고 있었다. 그 어색함을 벗어나려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그 얘를 홀로 남겨 두고 나온 것은 내 마음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었다는 생각이 뒤늦게 의식되어 강의실 그 자리로 돌아갔다. 이미 그 얘는 사라진 뒤였다. 그렇게 우리는 엇갈렸다. 그 뒤에도 우린 서로의 마음을 보여 주는데 조금씩 엇갈리고 그렇게 서로의 주위를 뱅뱅 돌았다.


서로가 마음은 있는 데 쉬이 다가가지 못하면서 졸업을 하게 되었고 소식이 끊어졌다. 소식을 알려고 찾으면 찾을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만큼 우리 사이엔 무언가가 없었다. 궁금한데 의도적으로 다가가 무언가를 같이 하지 못하는 이 마음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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