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새해 다짐

by 최순자

“저 홍건너 들에서 암송아지 한 마리가 우리집으로 뛰어 들어오길래

내가 반갑게 안는 꿈을 꾸고 너를 낳았단다.”


엄마가 들려준 내 태몽이다. 그런고로 소는 나이고, 나는 소이다. 올해는 신축년 소띠 해이다. 농경사회에서 소는 큰 자산가치가 있었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학교에서 각 가정의 재산목록 조사에도 소가 있는지 없는지도 있을 정도였다. 소 외양간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보통 아랫방 옆에 붙어 가족처럼 함께 살았다. 내 어린 시절 자란 고향집 구조도 그랬다.


불교에서도 사찰에 가면 십우도 혹은 심우도라 하는 그림이 있다. 이는 수행자가 참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10단계로 그린 것이다. 소는 참나를 일컫는다고 볼 수 있다. 몇 년 전 인도에 갔다. 거리에 소가 어슬렁거리며 다니거나 아예 도로에 누워있다. 그곳에서는 소를 신성시 여겨, 사람이 소를 비껴갔다.


성경 속 소를 생각해 본다. 예수가 태어난 곳도 마구간이다. 소나 말 등 가축이 사는 곳에서 인류의 성자가 태어난 것은 먼저, 낮은 곳이라는 의미 부여가 있을 테이다. 거기에 옛 농경사회에서처럼 가축도 사람이나 매한가지로 소중하게 여겼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처럼 소는 생활과 종교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 성실, 끈기, 풍요의 상징인 소처럼 성실하게 끈기를 갖고 생활해서 열매 맺는 한 해가 되고자 한다. 대학 학창 시절 때, “우리 치열하게 살자.”라며, ‘치열’이라는 화두를 던져 준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새해 첫날 바다 건너 멀리서 메시지를 보내왔다. “올해도 열심히 살자. 전투력 최고치로 올려서....”라고. 힘든 상황일수록 더욱 잘살자는 의미이리라 본다. 그 친구도 나도 강단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의미 있는 연구와 저술 활동을 하는 해로 보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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