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이야기(1)
운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종종 자기 몸이 건강하고 완벽하다고 믿는다. 복근이 선명해지고, 큰 근육이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런 믿음이 더욱 확고해진다. 하지만, 화려한 외면 뒤에 숨겨진 진실은 때때로 다르다. 근육이 외적으로 발달한 몸은 분명히 아름답지만, 그 안에는 무시할 수 없는 불균형이 도사리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불균형은 우리에게 통증이라는 경고로 돌아온다. 우리는 종종 강한 겉모습에만 집착하여 내면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하지만 진정한 건강이란 단순히 근육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조화와 균형에서 비롯된다. 운동은 우리에게 활력을 주지만, 동시에 자기 관찰과 이해의 과정을 요구한다.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자.
건장한 40대 남성 I가 찾아왔다. 한눈에 보아도 운동을 오래 한 다부진 몸매를 소유하고 있었다.
어떻게 오셨나요?
I : 목디스크가 예전에 있었는데, 평소에는 괜찮은데 한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목 쪽이 좀 안 좋아요. 교정 운동도 좀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와보았어요.
운동하시나 봐요? 몸이 매우 좋아 보이시는데.
I : 네, 헬스 좋아해서 하고 있어요. 목이 아파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따금 아픈 건 없어지지 않더라구요.
직업은 어떻게 되세요? 평소에 컴퓨터를 자주 하거나 휴대폰을 많이 사용하진 않나요?
I :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예전에 목이 아픈 적이 있어 컴퓨터나 휴대폰은 자주 사용하지 않고 자세도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큰 문제점은 보이지 않는데요. 혹시 운동은 얼마나 자주 하시나요?
I : 주 5회 정도 하고 있어요. 목 아픈 것 때문에 자세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도 이상하게 아프네요.
평소에 운동 하시는 자세를 한번 보여주시겠어요?
I : 네.
스쿼트와 런지 자세를 보았다. 거울에 비치는 모습이 누가 운동을 가르쳐야 할지 모를 정도로 근육량이 많은 분이었다. 그런데 스쿼트 자세를 보았는데 무릎이 뒤로 과하게 펴지면서 밀려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혹시 고중량 스쿼트 많이 하시나요?
I : 네, 중량 욕심이 나서 많이 하고 있어요.
중량을 높이면서 자세가 많이 틀어진 것 같아요. 스쿼트를 할 때 일어나는 동작에서 무릎을 너무 과하게 펴는 경향이 보이네요. 둔부도 뒤로 밀리면서 허리도 과하게 펴지구요.
I : 네? 무릎, 허리, 보호장비 다 착용하고 있는데요.
정면을 보지 마시고 옆모습이 거울에 비치게 자세를 잡고 다시 한번 해볼게요.
I : 네.
보통 앞모습만 보고 운동을 진행하는데 옆모습을 보시면 스쿼트 앉았다가 일어나는 끝부분에서 무릎이 과하게 펴지고 엉덩이가 살짝 뒤로 밀려버리죠? 이렇게 되면 허리가 과하게 펴지게 되고 신체의 중심을 맞추기 위해 목이 앞으로 거북목처럼 밀리는 경우가 많아요. 신체는 중력에 대항하여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중심 정렬을 맞추죠. 무릎관절이 과하게 펴질 경우, 둔부가 뒤로 빠지면 신체 옆면의 중심 정렬을 맞추기 위해서 복부는 앞으로 나오게 되죠. 그럼, 그 정렬을 맞추기 위해 등은 복부와 반대로 굽을 것이고 목은 자연스럽게 앞쪽으로 밀려 나오게 되어요.
I : 목이 문제가 아니었던 건가요?
목에도 문제가 있지만 목 통증의 원인이 무릎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무릎 움직임에 대한 보상작용으로 목에 통증이 나타난 거 같아요.
I : 그럼 무릎을 덜 피란 말인가요?
아뇨, 무릎을 덜 피란 건 아닙니다. 무릎이 자연스럽게 펴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좋겠죠? 무릎을 편다고 생각을 하면, 허벅지 앞면인 무릎을 펴는 근육에만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게 되고 무릎관절의 뼈와 뼈가 부딪히듯이 과하게 펴지면서 정상범위를 넘어갈 수 있어요. 무릎을 사용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고관절을 무릎 위로 올린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하면 무릎이 자연스럽게 펴질 거예요. 무릎을 펴주는 근육과 굽혀주는 근육 사이의 밸런스가 중요해요. 그리고 골반의 안정성을 높이고 목의 코어 운동을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I : 저 인바디에서도 하체 근육이 나쁘지 않은 편인데, 왜 이렇죠?
근육량은 매우 높으시죠. 본인이 가볍게 들 수 있는 무게보다 고중량 스쿼트를 할 때 나도 모르게 무릎관절을 과하게 펴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도 이러한 반복된 습관으로 잘못된 자세가 뇌에 입력이 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 무릎의 과신전
‘Back knee’라고도 한다. 주변에서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무릎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무릎관절을 과도하게 피고 있었다. 무릎관절은 소모성 관절이다. 체중을 지탱하는 관절이기도 하다. O, X자 다리 모두에서 Back knee 현상은 일어난다. Back knee의 반복된 학습으로 무릎이 변형되어 O자 또는 X자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I의 경우, 무릎 사용 방법을 바꾸고 목운동을 진행하였다. 목 운동은 매우 섬세하게 진행되어야 하기에, 최대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동작이 들어간다. I의 경우 먼저 목을 구부리고 펴는 동작, 그리고 양쪽으로 이동하는 동작이 어느 정도로 가능한지 확인을 한 뒤 운동을 진행하였다. 통증이 발생하기 전 단계에서 움직임을 멈추고 버티는 운동을 진행하면서 가동 범위를 점점 늘려갈 수 있도록 하였다. 통증이 없는 가동 범위를 찾고 그 부위에서 최대한 안정성을 제공하며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다. 목은 신경과 혈관이 통과하는 중요한 부위이고 여러 개의 촘촘한 뼈로 구성되어 있다. 목은 다른 관절들에 비해 가동성보다도 안정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부위이다.
목에도 큰 근육과 작은 근육이 있다. 인체의 큰 근육들은 대부분 움직임을 위주로 담당하고, 작은 근육들은 코어근육에서 말했듯이 안정성을 담당한다. 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안정성에 기반을 둔 운동을 진행해야 한다. 모든 동작에 대한 운동이 들어가지만 동작에 대한 안정성 유무를 파악하고 자세를 버틸 수 있도록 운동을 진행하였다. 목의 척추는 C자 형태의 커브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안정성 운동 이후 C자 커브 형태의 동작을 만들어 주기 위해 신전운동에 좀 더 집중한다. 목운동은 운동량에 비하여 휴식 시간을 길게 가졌다. 운동의 강도 또한 매우 약하게 진행하였다.
I : 목운동은 이렇게만 해도 되나요? 너무 부족한 거 같은데요.
헬스 하셨으니 잘 아실 거예요. 등 운동을 많이 하실 수 있나요? 팔의 이두 운동을 많이 할 수 있나요? 등이죠? 근육의 크기 차이가 많이 나서 힘의 크기도 다르죠. 목 근육은 신체의 다른 부분보다 매우 작은 근육입니다. 무리하게 운동이 들어가면 상부 승모근 또는 다른 근육으로 대상작용이 일어날 거예요. 그리고 근육통 또한 심하게 느껴져서 다음날 매우 불편할 수 있어요. 다른 부위에 근육통은 크게 무리가 없지만 목 주변의 근육통이 심하게 오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될 수 있구요. 근육통의 강도가 매우 불편하게 와요. 강하게 하는 것보다 평소에 천천히 자주 반복해 주는 것이 좋아요.
*대상작용이란?: 어떠한 기능을 대체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나 전략
I : 어느 정도로 자주 하는 게 좋을까요? 힘주어서 버티는 동작이 많은데 어느 정도 버티는 게 좋을까요?
귀밑으로 따라서 내려오면 가장 크게 잡히는 근육이 있을 거예요. 목을 옆으로 돌려보시면 더 많이 잡힐 거구요. 그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때까지 버티면 됩니다. 목 주변의 대표적인 큰 근육이니, 그 근육에 자극이 들어온다 생각되면 휴식을 가지세요. 대략 5초에서 8초 정도 유지하시면 좋습니다. 휴식은 10초 이상 가지구요. 큰 근육이 사용되지 않고 속 근육만 사용이 잘된다면 자주 반복해도 좋습니다.
운동신경이 좋아서 그런지 I의 목 통증은 빠르게 감소하였다.
목에 통증을 느끼는 분들은 많다. 목 통증의 원인 또한 매우 다양하다. 노화로 인해 디스크가 수분을 잃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쉽게 손상 될 수도 있고, 잘못된 자세 또는 유전적인 요인으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교통사고와 낙상처럼 외상으로 인하여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외상이 원인이 아니라면 자세 문제 때문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자세의 문제일 경우 단순히 목운동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 전반적인 정렬과 문제점을 찾고 난 이후 목운동으로 접근해야 더욱 효과적이다.
목 디스크의 경우 목 특정 부위로부터 통증이 시작되는데, 디스크가 돌출되어 신경이 눌리면서 어깨와 팔까지 통증이 퍼지는 경우가 많다. 팔, 손, 또는 손가락이 저리거나 따끔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이에 따라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팔뿐만 아니라 등에서도 불쾌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목 디스크일 경우도 접근 방법은 비슷하다. 하지만 평소에 앉아 있는 자세나 업무 할 때 자세 등 일상생활에 변화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