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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통증 도대체 원인이 무엇일까?

목 이야기(2)

by PT 조

목 디스크와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여성회원 J가 있었다. 사무직에서 종사하는 20대 여자였다. J는 목 통증이 심하여 매일 진통제를 가지고 다닐 정도였다. 매일 피곤한 얼굴을 하며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받는 듯했다. J는 병원을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고 나와도 주 3회 운동을 진행하였다. J와 3개월쯤 교정 운동을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았으나 통증을 잡을 수 없었다. 나는 J에게 통증이 아직도 심하면 시술이나 수술을 해야 할 수 있으니 다시 한번 MRI 검사를 해보자고 권유했다. 그리고 다시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목 디스크가 아직 시술이나 수술할 단계는 아니니 생활 자세 교정과 운동을 해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J는 너무 답답하고 힘들어하였다. 나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매일 통증에 시달리던 J는 큰 결심을 한듯 말했다.


J : 선생님 저 이제 휴직계 내려구요. 조금 더 자주 운동하면 좋아질까요?


그럼 병원 치료하고 병행하시면서 운동 횟수를 늘려보아요.


일주일이 지난 후 자주 오겠다던 J는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이후 J가 다시 찾아왔다.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오셨어요?


J : 휴직하고 나서 통증이 엄청 줄었어요. 이제 그냥 운동하러 왔어요.


그리고 J는 교정 운동이 아닌 전체적인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교정 운동에서도 통증 부위가 아닌 신체 전체를 보듯이, 통증에는 자세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 등 다른 요인이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구나. 통증 해결이 되지 않을 때는 자세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요인들도 많기에 여러 가지 문제들을 고려해야 하는구나. 이것이 내가 J와 함께 운동을 하고나서 느낀 것이었다.

통증의 원인이 다양하므로 접근 방식도 그에 맞춰 다양해야 한다. 진단적 접근, 약물치료, 물리치료, 심리적 접근, 수술적 접근 등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문제에 접근해 보자. 모든 사람을 자세 교정으로 교정할 수 없구나. 다른 여러 요소를 생각하면서 협력해야 하는구나. J의 케이스는 내가 반성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50대 주부인 K가 찾아왔다. 그는 목 통증 때문에 MRI 검사를 받은 K는 목 디스크 판정을 받은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K : 목도 아프고, 오른팔과 손이 저리고 힘도 자꾸 빠지는 것 같아요. 목 디스크라서 운동도 같이 겸하면 더 빨리 좋아질까요?


네, 운동도 병행하면 좀 더 좋아질 거예요. 하지만 전체적인 체형관리를 같이 진행해야 합니다. 단순히 목의 문제만 아니라 다른 곳의 문제로 인해 목 디스크가 생겼을 수도 있어요.


K : 네, 잘 부탁드릴게요.


나는 전체적인 체형 교정과 운동을 진행하였고, 당연히 골반안정화 운동을 시작으로 목 주변의 근육들을 강화시켰다. 하지만 그의 통증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K : 팔과 손의 통증이 계속 비슷해요. 운동을 해도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목 관련 운동은 강하게 할 수 없고 일상생활의 자세가 더 중요해요. 시술이나 수술이 아닌 운동으로 관리를 하시기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어요. 조금만 더 진행해 보아요.


K : 네. 알겠습니다.


3개월 후...


K : 선생님 아직도 팔과 손은 통증이 남아 있네요. 아무래도 시술을 해야 할까요?


음... 병원에서는 시술을 권유하던가요?


K : MRI 검사상 시술할 정도는 아니어서 주사와 물리치료를 권하더라구요. 하지만 팔과 손에 통증이 느껴지는 건 별로 변한 게 없는 것 같아요.


내가 놓친 부분이 있는가? 왜 변화가 없는지 답답하기만 했다. 3개월이면 조금이라도 좋아져야 하는데,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것 같았다. 분명히 전체적으로 근력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았고 자세도 조금씩 좋아지는데 왜 팔과 손의 불편함은 여전한 건지 계속 고민이었다.


죄송합니다. 도움을 못 드렸네요. 혹시 손과 팔이 붓거나 차가워지는 증상도 있으신가요?


K : 네, 오른손이 조금 차고, 가끔 붓기도 해요.


이때 난 ‘아차’하고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음을 알아차렸다. 목 디스크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있었다.


앉은 자세에서 양팔을 ‘ㄴ’ 자로 만들어 볼까요? 그리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해볼게요.

그러자 K의 오른손이 점점 내려갔다.


K : 아, 손에 힘이 빠지고 불편해요.


‘흉곽출구증후군’이구나. 흉곽출구증후군은 목 아랫부분인 쇄골과 늑골 사이에 있는 좁은 공간에 신경이나 혈관의 압박으로 생긴다. 손이나 팔, 손가락에 통증과 저림이 나타나고 목 통증도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을 보면 목 디스크와 매우 흡사하다. 목 디스크 운동을 해보아도 효과가 없다면 흉곽출구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목 디스크와 유일하게 다른 점은 흉곽출구증후군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근육 또는 연골이 압박되어 혈관이 눌리는 것이다. 그리고 손이 차가워진다거나 붓는 것이 조금 다르다.


나는 그때가 되어서야 K에게 목과 팔, 손 스트레칭을 시키기 시작했다. 오른손을 최대한 편 상태로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게 한다. 그리고 벽을 짚은 뒤 가슴을 피고 목을 왼쪽으로 돌린다.


K : 팔이 많이 당기면서 시원한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K에게 설명했다. 흉곽출구증후군인 거 같습니다. 목과 쇄골 주변 마사지와 가슴근육을 꾸준히 스트레칭하셔야 합니다.


흉곽출구증후군 검사방법은 다음과 같다. 앉은 자세에서 팔을 뒤로 뻗고 어깨통증이 있는 방향으로 목을 돌려본다. 이때 감각이상이나 저림이 느껴진다면 흉곽출구증후군일 확률이 높다. 또는 팔을 ‘ㄴ’ 자로 양팔을 들고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가 반복하면 한쪽 팔에 힘이 빠지며 손이 스르륵 내려간다.


그 후 K의 통증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처럼 목 디스크와 흉곽출구증후군의 증상은 매우 비슷하다. 손 팔의 저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렇게 검사를 통해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목은 매우 유연하지만, 최소한의 부하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머리를 지탱하는 목 근육과 인대가 긴장하거나 손상되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목에서 시작되는 신경이 눌리면 팔이나 손으로 방사되는 통증이나 저림이 발생하는데, 이는 허리 신경 압박보다 더 강한 통증을 유발한다. 왜냐하면 목 신경은 척추 상부에 있어 신경 및 혈관의 미세한 분포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목 디스크 문제로 찾아온 회원들은 대부분 진통소염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통증의 정도가 강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목 통증을 느끼기 전 허리 통증을 겪었던 경우가 대다수였다. 체형 불균형이 있지만 통증을 못 느끼는 경우도 많았다. 통증은 개인마다 신체 적응 정도나 통증 민감도 및 유전적 요인에 의해 차이가 날 수 있다.


현재까지 목 관련 통증 케이스를 보면 대부분 문제점은 다른 곳에 있었다. 거북목이나 굽은 어깨도 비슷하다. 상체의 문제는 골반이나 하체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교통사고와 같은 외상으로 인한 문제가 아니라면 대부분 목이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목 운동도 물론 해야겠지만 단순히 통증만 줄어들 뿐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한 것은 아니다. 신체 전체의 정렬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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