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통증
손목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은 매우 많다. 컴퓨터를 많이 하는 사람들과 가정주부들 등, 우리는 손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일상을 살고 있기에, 손목 통증과 거의 같이 산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는 남자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팔 힘이 엄청 강했다. 항상 팔씨름하면 자신이 있었고, 군대 시절에도 팔씨름으로 초코파이 내기를 했었다. 군필자라면 초코파이가 군인에게 얼마나 맛있는 음식인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잠을 자다가 가위에 눌려도 팔 힘으로 가위를 이겨낼 정도로 팔 힘 하나는 자신 있었다.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뼈 하나도 부러지지 않는 강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는 어느덧 성인이 되어서 물리치료사가 되었다. 처음으로 가진 직업이고 열정이 넘쳐났다. 그리고 그는 결혼을 하고 돈 욕심도 많이 생겼다. 한집안의 가장이 되었으니 당연히 돈을 많이 벌고 싶었고, 직장생활을 열심히 했다. 그렇게 튼튼했던 그도 어느 순간 손목에 통증이 나타났다. 그의 직업은 물리치료사였으니 손목을 많이 쓰는 것은 당연했으므로, 단순히 무리해서라고 생각했기에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그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손가락에 마비가 올 정도로 강도가 높아졌다. 의사 선생님은 깁스를 하자고 하였다. 그러나 그는 물리치료사였다. ‘스스로 치료해 보지 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스스로 할 수 있는 조치는 계속 취했다. 파라핀, 초음파에 침도 맞고 스트레칭도 꾸준히 하는 등 계속 노력해 왔다. 통증이 너무 심하면 소염진통제를 먹으면서 힘겹게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사업이 하고 싶어서 체형센터를 오픈하였다. 사업을 오픈하고 너무 무리해서일까...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통증이 심해져서 류머티즘성 검사, 관절염 검사 등 모두 해보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마침 아는 형이 한의사였기 때문에 형에게 약침을 맞으며 하루하루 견뎌냈다. 스트레칭과 파라핀을 구비하여 매일 하여도 손은 낫지 않았다. 만성통증이 되어버렸고, 어느 날은 조금 괜찮다가, 어떤 날은 극심한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손목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지는 듯했다. 문뜩 겁이 나서 다시 한의원을 찾았다. 그는 한의원에서 약침을 맞고 한숨을 쉬고 있었는데 한의사 형이 말했다.
“야, 너 아직 30대야. 일하는 것도 좋은데 그렇게 하다간 이 손 곧 못쓴다. 형이 진지하게 얘기하니깐 잘 들어. 지금 당장 앞을 보지 말고 멀리 봐. 지금 이대로는 안 돼. 일은 치료 다 받고 그때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그만 고집 피우고 깁스하자. 더 이상 안 된다. 너 물리치료사잖아. 너도 알잖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돈을 벌어야 하는데...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계속 고민하던 중 또다시 손목에 통증이 몰려왔다. 오랫동안 아팠던 손목이었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아픔보다도 무서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깁스를 하기로 마음먹고 다음 날 병원에 갔다. 우선 3주간 깁스를 하자고 하였다. 손목에 깁스하고 다시 사업장에 돌아와서 손님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넘어져서 다쳤다고 말하고, 깁스한 상태로 일을 하였다. 일은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렇게 깁스를 하고 한 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통증이 있었다. 그때부터 후회가 몰려들었다. 아... 깁스 하자고 할 때 빨리할 걸... 그리고 다시 한 주가 지났다. 2주쯤 되었을 때 손목에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깁스하고 일을 하니 너무나 답답하여 빨리 벗고 싶었다. 당연히 안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태로 일을 하니 업무 능률도 오르지 않고 답답한 마음이 계속 들었다. ‘손목에 통증도 이제 없어졌으니 조금씩 움직여볼까?’ 깁스를 풀고 손을 움직여보았다. 오랫동안 깁스를 해서 그런지 뻐근했지만 통증은 없는 것 같았다. 조금씩 스트레칭을 하고 움직여보아도 통증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 괜찮겠지? 라는 생각에 손목 보호대를 구비하여 착용하고 업무를 보기 시작하였다. 깁스하다가 보호대로 바뀌니 너무나 좋았다. 통증도 없었다.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열심히 일을 하기 시작하였다. 당연히 손목의 사용은 최소화하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자 다시 통증이 나타났다. 오랫동안 아팠던 사람은 알 것이다.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아는 맛이 더 무섭다고 한다. 통증도 알고 있어서 그런지 너무 무서웠다. 그리고 다시 한의원에 찾아갔다.
형 나 손목이 또다시...
야, 병원에 가서 깁스를 다시 해야지, 여기 오지 말고.
그 소리를 듣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다시 병원으로 갔다. 그리고 또다시 깁스하였다. 두 번째 깁스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이번에는 똑바로 치료해야겠다는 생각했다. 하지만 일은 그만두지 못했다. 어쩔 수 없다. 돈은 벌어야겠고 사업 초에 문 닫을 수는 없다. 두 번째 통증이어서 그런지 이전보다 쉽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이번에는 무려 두 달 동안 깁스를 하였다. 이제야 손목의 통증은 사라지고 완전히 일상으로 돌아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사실 나의 이야기이다. 물리치료사였던 나조차도 손목 통증을 케어하지 못하였고, 초기대응도 못 한 매우 불량한 환자였다.
손목 통증의 종류는 매우 많다. 힘줄염, 관절염, 터널증후군 등... 하지만 이 모든 질환의 가장 주요 원인은 과사용이다. 과사용으로 인한 질환들이다. 그뿐만 아니라 흔히들 알고 있는 테니스엘보, 골프엘보 또한 과사용이다. 스트레칭과 손목 강화 운동 등은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효과가 있다. 손목 과사용으로 인한 통증은 주부나 미용사 등의 직업군과 배드민턴, 탁구, 테니스 등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흔히 발생했지만, 현재는 휴대폰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나이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과사용으로 통증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방치해 버린다면 관절 내 손상이 심해져 수술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통증이 있어도 참고 열심히 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과사용으로 인한 염증 질환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