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장승재, 장승재 작가, 장승재 칼럼니스트, 장승재 강사
한 뼘씩 정서적인 거리가 근소해지더라도 신의 불가침의 벽은 누구나 존재한다.
비참하고 가슴이 답답하더라도 깊은 심연의 속살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행위를 주저하는 이유이다.
관계의 교집합을 조각할 수 없는 진실은 심오한 자연의 이치를 담는다.
왜 말을 하지 않았냐고 믿었다고 힐난했던 분을 원망할 이유는 결코 없다.
서로가 이구동성으로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고 해서 노력했던 과정 자체가 헛되지 않는다.
내가 뜻하는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공감하려 애쓰지 않은 것도 아니다.
뉴턴의 만류의 법칙처럼 관계의 담벼락은 태산처럼 높다.
그리고 희노애락의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그렇기에 납득하고 수긍해야 한다.
상황이나 처지를 모두 털어 놓지 못하더라도 서로가 다가가려고 노력을 했던 사실은 분명하다.
그 자체의 비가역적 상호 작용으로 만족해야 한다.
숫자가 틀리더라도 손가락으로 수를 헤아리는 과정만으로도 큰 기쁨이다.
누구도 나의 상처를 어르고 만질 수 없다.
슬픔 뒤에 가려진 달콤한 사탕은 온전히 고독으로 감내해야 하는 나의 아픔이다.
굳이 비 젖은 낙엽을 원망하지 말고 떨어지는 잎새를 넓은 가슴으로 상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