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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향기 Nov 21. 2023

가에서 하까지 삶에 대한 생각들

가뿐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지만, 어둑어둑한 새벽의 기운이 눈꺼풀을 다시 무겁게 누르고, 고작 겨울 감기 하나로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한다. 겨울은 이제 시작인데.

나무에 초록 새순이 돋는 봄을 기다리게 된다. 겨울의 끝은 아직 멀었는데. 막상 봄님이 오면 햇살의 나른함에 기운 없어하며, 소용돌이치는 신학기의 일들 속에 여름 방학을 기다리며 달력이 한 장 한 장 넘어가길 바라고 있을 내 모습이 보인다.

 가질 수 없다는 건 평범한 진리이건만 지금 여기에 있지 못하고 또 다른 모습을, 또 다른 날들을 기대한다.


라면을 먹어도 배고프면 진수성찬이고, 먹을 게 없어서 한 끼 때우는 심정으로 먹으면 수프의 조미료 맛과 밀가루 맛에 질린다.

마음이 만들어낸 생각들인데, 외부 조건이 나를 지배한다는 생각에 빠져, 조건만 달라지면 행복할 텐데 하는 착각 속에 빠진다. 괴로움도 행복도 다 내 마음이 만들어낸 것이다.


바라는 대로 다 되면 행복할까? 또 다른 바라는 게 생기겠지.

사고 싶은 걸 다 사면 행복할까? 또 다른 사고 싶은 건 끝도 없이 만들어지는 세상이다.

아프지 않을 거야 애쓴다고 아플 일이 없는 게 인생이 아니다. 앞날이 예측 가능하다면 분명 재미없는 인생일 텐데, 앞날이 궁금하고 앞날이 내가 원하는 길로 가길 바란다.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괴로움이 없다면 행복한 거야라고 생각하며 자족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차이가 있어서 세상이 아름답고 다양하다. 붉게 물든 단풍잎들도 한 가지 색이라면 아름답지 않을 것이다. 가까이서 보면 붉은 잎, 검붉은 잎, 햇빛에 바랜 붉은 잎, 심지어 누렇게 말라버린 잎도 있지만 다양한 색이 조화를 이루기에 멀리서 바라보면 눈부신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이렇듯 내가 가진 것과 남이 가진 것이 조금씩 차이가 있음에도, 멀리서 남을 보면 다 평온해 보이고 아름답게 보인다. 반대로 다른 사람도 멀리서 나를 바라보면 그저 아름다운 단풍나무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카메라에 포착된 삶은 순간이요, 전부가 아닌 것처럼. 내가 보는 다른 사람의 인생도, 다른 사람이 보는 내 인생도 그저 순간일 뿐이다.


타인을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정작 나를 바라보지 못하고 사는 건 아닌지.

파릇파릇 돋는 새싹 같은 우리 반 아이들은 남을 바라보지 않는다. 비교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 마음이 전부요.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재미있는 일이 전부다. 뭘 해도 내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하다. 때론 그런 아이들이고 싶다.


하루를 마감하는 기준이 오늘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했는가, 오늘 내 뜻대로 됐는가가 아니라, 내 주변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진 않았는지, 다른 사람에게 따뜻함을 나누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질 없는 욕심과 희망으로 내 마음은 다치지 않았는지가 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브런치 권세연 작가님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써봤습니다.

https://brunch.co.kr/@7e1801f5025442d/35


이미지:픽사베이

#라라크루 #라이트 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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