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걸로 채우고 비우다. feat '퇴사사유'

하나, 둘, 셋 차곡차곡 채워보자

by Amelie


요새 가끔 회사 꿈을 꾼다.

꿈에선 어김없이 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주변을 의식한다.

회사 안에 관계들에 눈치를 살피는 내 감정,

일을 하면서 곤란 해쳐있을 때 느낌,

그 느낌 그대로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몇 달 전 촉을 세우며 일터에 놓인 내

심리 상태가 그대로 느껴지는 상황들이다.


퇴사한 지금 또 일하는 꿈을 꾼다니,

빨리 배출하자. 꿈으로 훨훨 날려서 없애버리자.


얼마 전 사회생활이 누구보다 혹독하게 겪었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떨었다.

나는 요새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선호하는 디지털 노매드, 재택근무를 꿈꾼다고 했다.

친구는 여러 가지 창업을 알아보고 있는 과정을 이야기하며

결국 사람과 최대한 마찰을 줄이며,

벽을 보며 하는 일 위주로 찾고 싶다고 했다.


우린 결국 그놈의 인간관계에 지쳐있어

'회사로 출근하기 싫고, 벽을 치고 있구먼 ㅎㅎ'

하면서 껄껄 허탈하게 웃었다.


퇴사 사유,

퇴사한 후 이력서나 경력기술서에 대부분 퇴사 사유를 적어야 한다.

개인 사유, 이직 목표 혹은 직무 전환 등 포장을 잘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그런 이력서에 쓸 수 없는 진짜 사유는

결국 내 안의 막을 수 없는 '싫음'이라는 감정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 안의 '싫음'의 감정들은 불덩이처럼 쉽게 불어난다.

그 감정은 일을하며 느끼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보통 비롯되었고

욕망, 허탈, 후회, 배신, 시기, 외면 등 다양한 형태로 둔갑하며 나를 치사하게 만들었다.

그 '싫음'을 외면하고 떨쳐버리기 위해

회사가 주는 '보이는 것'들에 대해 만족하려고도 애쓴 기간도 있었다.

월급, 회사 간판, 안전히 빠져나가는 대출금, 발전하는 나의 소비력

(소소한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가끔씩 백화점에서 지르는 옷,

마켓컬리에서 처음 사보는 음식 재료들, 가끔씩 기념일에 캐치테이블로만 가능한 고급식당 같은..)

만족스러운 소비력을 뽐내며 괜찮다고 잘 살고 있다고 착각하게 해주는 그렇고 그런 것들 말이다.

그것들이 어느 정도 나를 위안하고 행복을 채워준다고 착각하게 해 주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내면의 건강을 채우는 법'은 실패했다.

내 인생과 회사가 한 방향으로 박자를 맞추며 잘 굴러가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면서

점점 회사에 속한 내가 싫어졌다.

삐끗 삐끗, 어긋남이 명확해졌다.

1년 정도의 고심 끝에 이런 나를 극복 못하는 나 자신을 인정하고 나니

후련하게 그만두는 계획을 실천할 수 있었다.


회사를 그만 두니 소속감이 없는 어색함,

금세 상황해야 하는 만기 마통이 주는 불안감이 급습했다.

그래도 좋다. 어디 느껴보자. 예상했던 것들이다.


퇴사 후 소속감이 없으니

가장 좋은 것 하나는

’나‘라는 사람이 좋아하는 걸로 나머지 인생을

채울 궁리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잠시 '화접몽'같은

현실과 꿈같은 경계에 놓인 순간에 놓인 것만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 생활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지만

하나하나 다시 주워 담아 본다.


좋아하는 것을 내 마음, 내 일상에 주워 담자.

하나하나씩.

그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닳도록 활용해 보자


1.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로만 채우기

이제 안 받아도 된다.

모르는 업체, 영업성 카톡과 전화들

매번 기일이 오늘인 급작스러운 업무요청의 상사 카톡

애매하게 네트워킹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의무적인 안부 연락

또한 이제 더 이상 받을 필요없다.

오직 남은 사람은 가족과 몇 안 되는 수다쟁이 친구들뿐.

진정으로 나를 걱정하고 내가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핸드폰이 조용하다.

이쯤 되니 불필요한 무제한 LTE 핸드폰 요금을

더 저렴한 것으로 바꾸기로 한다.


2. 새로 배우고 싶은 미술, 요리로 창의롭게 채우기

나의 로망은 할머니가 돼서도 무언가를 창작하는 삶을 즐기는 모습이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할머니가 된 내 모습을 가끔 상상하면 어색하지만 흐뭇할 것 같다.

혼자여도 행복한 할머니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번 취미로 화실을 간다.

단 2시간 초집중을 해본다. 시간이 쏜살같다.

요리도 역시 잡생각을 지워준다.

요물조물 이것저것 해본다.

손이 바빠지면 머리는 조용하다.


3. 시간을 흘려보내듯 OTT 정주행을 한다.

보고 싶었던 미드라던가 예능을 정주행 하는 시간은

시간을 흐르게 두는 느낌이다.

이런 흘리는 시간은 생각을 비우게 한다.

시간을 항상 채우려고만 하는 게 익숙했던 나는

흘려보냄을 받아들인다.

누워서 보는 것은 필수다.

아니 밑에 너가 그린거에서 시계가 바다 모래 위 놓인 모습으로 바꿔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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