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답게 다시 시작.
두려웠던 글 쓰기 다시 시작할게요.
안녕하세요 미라쌤입니다 :)
제가 브런치에 글을 쓴 지도 일 년이 다 되어 가네요. 그동안 저의 첫 번째 책 [마음 홈트로 내 몸이 편해졌습니다]가 출간되었고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았습니다. 따뜻한 관심 속에서 저는 오히려 글쓰기가 두려워졌어요. 그래서 브런치에 글쓰기도 중단했었죠.
글쓰기가 두려웠던 이유는 글이 낯설어졌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 책에 담긴 글들이 마치 제가 쓴 글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어요. 출판사의 요청으로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치면서 글의 모양이 바뀌었거든요. 다소 거칠고 모나고 구멍 났던 글들이 점점 동그랗게 빚어지고 완성되더군요. 그 덕분에 가독성이 좋고 재미있는 글이 나왔어요. 덕분에 베스트셀러까지 되었죠. 글을 쓸 때 '초고는 쓰레기'라는 말이 딱 맞더라고요. 그런데 전 초고가 좋아요. 제가 겪은 상황에서 더 적나라한 표현을 쓰고 싶고 직설적으로 말하고 싶어요. 퇴고하는 과정에서 제 욕구를 억누르다 보니 아무리 동그랗고 예쁜 글들도 저에게는 낯설게 느껴졌어요.
두려움의 두 번째 이유는 제 안에는 여전히 어둡고 아픈 경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제 안에는 못다 한 이야기들이 아직 남아있어요. 첫 번째 책을 쓸 때 어린 시절의 저를 떠올리면서 몹시 괴롭고 고통스러웠어요.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감정들을 토해내면서 다시 또 아픈 시간을 보내야만 했죠. 글을 쓰게 된다면 다시 또 마주해야 할 상황들에 우울하고 어두워질까 봐 걱정했어요.
하지만 두려움의 원인들을 바꾸어 생각하니, 두 번째 책을 써야 할 이유가 되더군요.
흔히들 글쓰기가 치유의 과정이라고 합니다. 맞아요. 저 또한 글을 쓰면서 견뎌내야 했던 아픈 시간만큼 치유라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제 이야기를 털어놓는 순간, 마음에 강한 저항이 올라와요. '아니야.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아. 꺼내지 말아 줘' 하며 어린아이가 떼를 쓰며 도망쳐요. 용기를 내고 아이를 달래어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 순간, 알게 되죠. '내가 그랬구나. 그때 이런 감정들 때문에 힘들었구나.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리고 '이런 환경 속에서도 참 잘 자라주었네. 대견하다 이 정도면 됐다'. 토닥토닥. 나를 위로하고 안아주는 힘이 생겨요.
제 상처를 숨기면 숨길수록 전 아픈 사람이 되어 도망 다녀야 해요. 반대로 제 이야기를 밖으로 꺼낼수록 용기와 자신감이 생기죠. 나를 사랑할 수 있는 힘 말이에요.
그리고 어제.
글을 쓸 확실한 이유가 생겼습니다. 제 책을 읽은 독자로부터 받은 메시지예요.
감사의 메시지를 받고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을 때 느끼는 사랑 가득한 충만함이었어요.
'다행이다.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참 좋다'
행복한 마음으로 생각의 전환을 마주한 뒤, 결심합니다. 그래 나 답게! 다시 써보자!
1. 퇴고가 있으니 초고는 내 마음 가는 대로 거침없이 쓰자.
2. 여전히 '날 좀 꺼내 줘' 하며 아우성치는 경험들을 두 번째 책에 담아보자. 그만큼 이야기할 거리가 많다는 증거이니까.
3.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여전히 상처받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타인을 위해서 쓰자.
혹시 외출할 때 시간 얼마나 걸리세요? 전 십 분이면 돼요. 저스트 텐 미닛.
화장보다는 맨 얼굴에 선크림만 발라요. 다소 후줄근해 보일지 몰라도 편안한 옷을 선호해요. 무릎 나온 트레이닝 바지에 가슴이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의 헐렁한 티셔츠가 언제나 저의 원픽이죠.
편한 옷을 선호하는 것처럼 글도 편하게 쓰려고 합니다. 꾸미지 않은 날 것 그대로가 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명상 지도자, 필라테스 강사인 저의 직업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 준다면, 글을 통해서는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고 위로하고 싶어요. 제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진심 담아 글 써볼게요. 나 답게. 다시 시작.
글 쓰기에 두려운 누군가가 제 글을 보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초보라서 난 못해' 걱정하기보다는 '난 초보니까 부족한 게 당연하지!'라는 생각은 어떨까요? 글 쓰기에 능숙한 사람보다 처음, 초보라는 이름으로 느끼는 설렘을 즐기시길 바라요. 생각의 전환이 주는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