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발

의미있는 존재

by 글마루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한 시 <노루발>


내가 그를 선택하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부속물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페달을 밟아주었을 때

그는 중심을 잡고

달릴 수 있었다.


내가 선택한 것처럼

나의 바느질감에 알맞은

누가 나의 노루발이 되어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노루발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잘 달리고 싶다

너는 나에게 밑실이 되고,

나는 너에게 윗실이 되어 영원히 하나가 되고 싶다.



바느질할 때 재봉틀로 하지만, 노루발이 맞지 않으면 제대로 된 바느질이 되지 않는다. 노루발이 맞아야 바느질이 잘되듯이, 사람도 자기를 인정해 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가치가 돋보인다. 재봉틀과 노루발의 관계처럼 사람도 상생할 때 세상도 아름다워지는 법. 사람은 그만의 향기와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걸 발휘했을 때 그 사람은 존재의 의미가 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꼭 필요한 대상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본능이다.

노루발_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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