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가지

세상의 중심

by 글마루

떨어진 다육이 곁 잎 두 장

휴지에 돌돌 말아 가방에서

깜빡 두 밤 묵은 후

비었던 화분에 살짜기 놓았더니

한 달 지나

삐죽이 머리를 내밀며 피어나는 잎

너무 대견해

아침저녁으로 눈을 맞춘다

행여 마를까

행여 무를까

꼭, 한 달에 한 번씩 물을 주는데

용케 살아남았다


떨어져 사라질 뻔한

곁 잎이 내게

아이처럼 다가와

내 심장의 일부분이 되었다

아직은 여린 줄기

맘껏 밀어 올려라

곁가지는 어느덧

중심이 되었다


사람도 그랬으면 좋겠다

곁가지로 태어나도

어느 순간엔

세상의 중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상이라는 울타리에서

뿌리내리고 줄기 뻗어

중심이 된다면

나는 좋겠다


몇 해 전 화분 아래 떨어진 다육이 두 잎을 친구 집에서 가져와 화분에 놓아뒀다. 이름은 들었지만 생소한 식물인지라 이게 살아날까 반신반의했다. 누가 보살피지도 않건만 한 달쯤 지나자 곁잎에서 잎이 올라와 완전한 다육이가 되었다. 그냥 두면 말라 없어질 식물의 곁가지가 살아나 땅에 뿌리내리고 그 중심이 되어 어엿한 다육이로 자라나는 것을 보며 사람도 그 존재감이 없거나 미미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중심으로 우뚝 설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 보잘것없는 곁가지 같지만 때가 되면 당당히 세상의 중심이 되어 볼 그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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