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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이 Jul 18. 2022

휴직과 동료의 송별

익숙한 듯 낯선 직원들

 휴직 후 오랜만에 같이 일하던 직원의 송별을 위해 점심시간에 잠깐 회사에 갔다. 1년 반 동안 함께 일한 동료를 더 이상 못 보게 되어 아쉬움이 가득했다.


 부처 배치를 받고 회사에 다니면서 가장 신기했던 것 중에 하나가 공무원이 되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시험 보고 회사에 들어온 공채가 다수이긴 하지만 이 외에도 경력채용, 전문임기제, 전문경력관 등 공무원이 되는 방법은 다양했다.


 하지만 계약직인 경우가 많아서 잦은 인사 변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공채의 경우 한번 공무원이 되면 웬만해서는 퇴직하지 않지만 임기제의 경우에는 1년 또는 2년에서 최장 5년까지 있다가 자의든 타의든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5년 동안 우리 회사에 몸 담았던 동료가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애써 서로 담담한 척하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임기제 동료와의 헤어짐은 느낌이 좀 다르다. 우리 부처는 큰 조직은 아니어서 한번 일하다가 만나면 몇 년 후에 또 만나기 마련이다.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 선배가 한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우리 부처에서는 돌고 돌아서 같은 사람을 세 번은 만나게 되어 있어. 사람들에게 잘해야 해." 이 말을 들었을 때 설마 했다. 어떻게 같은 사람을 세 번이나 만날까?


 그런데 연차가 1년, 2년 쌓이면서 그 말이 실현되기 시작했다. 일로 인해서든 사적 모임에 의해서든 돌고 돌아 같은 사람을 한번, 두 번 만나기 시작했다. 역시 세상은 넓은 것 같으면서도 좁다.


 그런데 임기제 동료는 한번 회사를 떠나면 정말 다시 볼 일이 없다. 말 그대로 마지막인 것이다. 그래서 헤어짐의 무게가 다르다. 이제는 영영 못 볼 수도 있으니까. 그럴 가능성이 높으니까.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간 자리에서 오랜만에 만난 같은 과 직원들이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휴직 후 3주 만에 보는 건데 겉으로는 편하게 대하면서도 속으로는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졌다. 문득,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직원들이 대단해 보였다.


 휴직하고 열심히 공부를 할 때도, 나태해질 때도 있지만 모두 모았을 때 이전과는 다른 내가 되도록 노력해 보자. 복직해서 동료들에게 휴직 이야기보따리를 풀 날을 기다리면서, 오늘도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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