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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Jun 07. 2022

127 자존심의 꽃이 떨어져야 인격의 열매가 맺힌다

느고가 요시야에게 사신을 보내어 이르되... 나와 더불어 싸우는 족속을 치려는 것이라 하나님이 나에게 명령하사 속히 하라 하셨은즉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니 그대는 하나님을 거스르지 말라 그대를 멸하실까 하노라 하나 요시야가 몸을 돌이켜 떠나기를 싫어하고 (역대하 35:21-22)


나폴레옹은 1805년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러시아. 오스트리아 연합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었고, 1806년 예나 전투에서는 프로이센 대군을 격파했다. 이때 나폴레옹은 패전국들과 강압적인 조약을 체결했다.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은 막대한 배상금을 내야 했고 러시아는 프랑스의 적국인 영국과의 교류를 끊어야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오스트리아는 끊임없이 프랑스를 괴롭혔고 러시아는 대륙 봉쇄령을 무시했다. 나폴레옹은 결국 러시아 침공이라는 최악의 카드를 사용하고 말았다. 당시 외교관이었던 탈레랑은 세 나라에 대한 무리한 요구를 철회하고 러시아 진군도 멈추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전쟁을 멈추지 않았다. 만일 나폴레옹이 탈레랑의 말을 듣고 멈췄더라면 비참한 최후를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는 분별력과 결단이 중요하다. 


오늘 말씀을 보면 느고와 싸우러 나온 요시야에게도 그러한 분별력이 없었던 것 같다. 느고는 바벨론을 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했으나 요시야는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므깃도 전투에서 대패하여 죽음을 맞게 된다. 물러서거나 멈춘다고 해서 지는 것이 아니다. 담대히 나아가는 것 못지않게 제때 멈추는 것도 중요하다.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멈춰야 할 때 멈추는 삶을 살길 원한다. 


<감사 QT365> 중에서 


오늘 아침 유튜브로 김창옥씨 강의를 들었는데, 참 좋았다. 

그도 고백했지만, 그의 처음 강의는 되게 가벼웠다.  

12-3년 전에 CBSTV에서 처음 이 분의 강의를 봤는데 김미경씨처럼 좋은 강사가 탄생했구나... 했다.  

점점 시간이 가면서 이 분이 크리스천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굉장히 복음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어서, 내용이 재밌고 깊은 맛이 있었다. 이 분의 강의가 어느 유명한 목사님의 설교보다 유익하다 느끼기도 했다.  


김창옥씨의 강의를 자주 보게 된 건 몇 달 전, CBS<새롭게하소서>에서 간증한 것을 들은 뒤부터다. 

청각장애를 가진 아버지에 대한 부끄러움과 이후 관계 회복과정을 담담하게 얘기를 하는데...  

솔직하고 진정성이 담긴 그 간증을 들으면서 나의 모습과 겹쳐졌다.  

천국에 가신 아빠 생각이 너무 많이 나는 거라.  

아빠에게 했던 못된 행동들이 미안해서 많이 울었었다. 

 

엄마 아빠가 50살이 넘어서 서울에 올라오셨는데,  

그때 하나님께서 부모님께 지혜를 주셔서 카펫을 손수 제작하셨고, 불티나게 잘 팔리니까   

동대문시장과 고속버스터미널 시장에 직접 도매로 배달까지 하셨었다. 두 분이 일당 백의 일을 하신 것이다.  

새벽마다 하나뿐인 딸이 고등학생이니까 피곤할 것 같다고,   

아빠는 동대문시장에 가기 전에 나를 학교에 자주 데려다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참 감사한 일인데... 그땐 철없는 사춘기였었다.  

승용차면 좋겠는데, 뻘겋게 녹슨 낡은 9인용 승합차에서 내리는 나를 누가 볼까 봐서,  후문의 200미터 골목에 세워달라고 했었다. 늙은 아빠를 누가 보기라도 하면 안 되니까 온갖 인상을 써가면서 빨리 가시라고...!! 친구들을 만나서 갈 때 아빠를 애써 외면했던 적도 있다. 그 모습들이 카메라 부감 샷으로 보이는데.... 철부지... 내가 참 나쁜 딸이구나 싶었다.  

그래도 아빠는 딸의 뒷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 '딸!! 공부 열심히 해!'  응원의 목소리와 함께.


그 투정을 요즘 딸 꽃교에게 고스란히 받고 있는 중이다. 학교 기숙사 데려 오고 데려갈 때, 운동장에 주차를 하면 내 차가 제일 구리다나? 외제차들과 최신 전기차들 사이에 저감장치를 장착한 SUV 산타페가 너무 돋보여서 쪽팔리단다. (헐... 아빠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을 듯싶다) 이 차가 창피하니 새 차를 언제 뽑을거냐며 달달 볶는데 어이가 없다. (나와 함께 고난의 인생길을 같이 달려온 내 차가... 어디가 어때서...!!)



여하튼... 다시 김창옥씨의 강의로 돌아오면,  

얘기는 그랬다. 


"자존심의 꽃이 떨어져야, 인격의 열매가 맺힌다"


내 잘난 맛에 열정적으로 살아왔건만,  

어느 순간에 비교당하고 돋보이지 못하고 내가 왜 사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면,  

권태기까지 찾아온 것이라고...       

이때는 뭘 하려 하지 말고, 멈춰 서야 한다고!!!!  


비싼 고기를 불꽃(열정)에 구우면, 겉은 타고 속은 안 익는다.   

그러나 나무가 잘 타서 숯불이 되면, 그 숯불(성숙)에 좋은 재료를 잘 구울 수 있다고.   

살아있고 날 것일 때가 좋을 수도 있지만.  

되새기고 묵상하고 반성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말이겠지.



"열정이라는 불꽃이 가면... 숯불이라는 성숙이 온다"


열정이 가득했던 시기가 가고, 권태롭고 정체가 있는 시기가 왔다면 

멈춰서 자신의 뒤를 돌아봐라. 

열정적으로 살았기 때문에... 지금이 있는 것이고.  

당장 이겨내려고 하지 말고... 여기까지 잘 왔으니. 자신을 격려하고 칭찬해주라고 했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3-4)


잠깐 멈춰 서서  

지금의 나를 격려하고, 아껴주고, 칭찬해주자.

지금의 내가 잠시 물러서거나 멈춘다고 해서 절대로 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기 위해,  

멈춰야 할 때 멈추는 삶도 중요하다. 

그래야 재충전되어 소망이 생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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